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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06. 2023

인간 극장, 우당탕탕 넌씨눈의 하루

NO 넌씨눈? NO 관심병사? NO 개인주의? ZONE









가운데 


남자가 행복해 보이는지에 대한 질문에 주위의 사람들도 웃고 있는 표정인 장면과 화난 표정인 장면에 따라 답변이 달라졌어요.




일본인들의 대답은 배경 인물들의 표정 변화에 따라 매우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슬픈 표정이거나 무표정일 때보다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 보일 때 중심 인물도 훨씬 더 행복해 보인다고 대답했습니다. 

와카 마스다 앨버타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관계와 배경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측면에서는 주변 사람이 모두 찡그린 표정을 하고 있는데 혼자만 웃고 있다면,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눈치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되잖아요. 공감 능력 없고 자신의 감정이 최우선인 개인주의 또는 나르시시스트라고도 느껴질 수 있어요.



반면 개인의 독립적인 자유, 주체적인 선택을 중시하는 시각에서는 주변과는 상관없이 개개인을 인식합니다.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보다 바운더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눈치를 줘도 눈치 보지 않고,

영향을 줘도 영향받지 않고,


타인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해 주는 것이죠.







넌씨눈 


이란 신조어를 들어 보셨나요? 눈치가 없는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관계가 중요한 한국사회에서는 센스 있게 눈치 있게 행동하는 것이 미덕이라 여겨질 정도입니다. 전체적인 배경, 확장된 인과관계, 개개인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가장 최선이라 생각되는 행동을 보여야 하죠.


개인적으로 저도 한국 회사의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어쩌면 넌씨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마음껏 해봐~”

“할 수 있으면 해 봐~”


와 같은 말을 듣고, 그 속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진짜 제 마음대로 한 적이 많거든요 ^^; 저와 함께 일해야만 했던 동료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직장인


들이 사내 왕따를 당하는 이유 중 1위가 눈치가 없고 답답한 성격이라고 조사됐습니다. 조직에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않아서, 조직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텃세 문화가 심해서 등등...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문제로 왕따를 당해야 하고 또는 왕따를 시키게 되다니 너무 유감이에요.


결국 그런 정서가 한 사람을 사회에서 배제시키고, 차별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되죠. 물론 그 사람이 ‘정답’에 비준한 행동을 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 주장할 수도 있지만요, 그래도 옳지 않은 행동은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개성을 죽이고, 남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기는 삶을 살아야 하다니... 이게 사회 전반에 걸쳐 공유되는 정서라면 조금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군대


문화도 눈치가 없으면 어려운 곳입니다. 특히 제3문화아이들은 본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아이들이고, 국적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귀국 후에도 본국 문화에 재흡수될 수 있도록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의도치 않게 관심병사로 분류되기도 한다고 해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 처음 나갔을 때, 선생님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들이 문제행동으로 보이거나 자폐 스펙트럼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물론 언어 실력의 향상으로 오해가 풀리는 상황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본국의 학교로 전학을 오는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문 용어나 전공 지식 등 다른 언어로 배우는 데에 있어서 속도가 느리거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이동이 잦은 제3문화아이의 경우 자신이 속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현지인보다는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노키즈존


역시 관계주의가 반영되어 사회적으로 차별이 시스템화된 특수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아이들에게 주의를 줄 때에도


“여기 계신 분들께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해!”

“밑에 집에서 올라오니까 뛰지 마!”

“아저씨가 이놈 한다. 가만히 있어!”


라고 겁을 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아이는 순수하게 뛰어노는 게 좋아서 그랬을 텐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피해를 주는 가해자가 되는 일이라고 관계를 정립하게 됩니다. 대안은 없이 죄책감만 심어주는 거 아닐까요?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하기로 약속한 거야.”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지켜야 할 규칙이야.”


라고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는 방법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것이에요.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주고,

아이의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줘야 할 것입니다.




어느 


집단에서 정해진 규칙이 있다면 그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 당연히 지킬 수 있어야 하겠죠. 


그런데 정해진 규칙보다는 상식이나 눈치, 센스, 싹싹함, 예의, 배려 등의 무형의 성격으로 판단되는 거라면, 과연 그 선은 어디일까요? 

상대의 기분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당시의 구성원에 따라 매번 바뀐다면, 그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무리 고민해 봐도 저는 여전히 찾지 못하였습니다.







공항


에서 제가 발견한 장소입니다. 노키즈존이 아니라 노이지 존이 있어요. 그리고 조용한 공간 역시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안내도 걸려있습니다. 이렇게 분리된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모두가 각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방해받지 않을 수 있을 거예요.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배제하려는 것은 사실 우리의 진심은 아닐 거예요. 관계를 너무나도 중요하게 여기려고 하다 보니,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때도 있겠죠.


누군가에게 낙인을 찍는 것보다, 상대에게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한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자신이 한 말을 지킬 수 있게,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관용이 아니라, 그 사람도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계


라는 게 누구를 위한 관계일까 가끔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관계라는 게 우리 생활 전반에 얼마나 깊숙이 뿌리 박혀 있는지 보게 됩니다.


개인의 선택과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수호해 낸 중요한 가치인데요. 우리가 소중히 하는 이 관계를 위해서 상대의 선택과 자유를 더더욱 존중해줘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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