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는 법
한동안 저는 남편에게 화가 난 적이 있었어요. 남편이 일하는 곳에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느껴졌는데, 남편은 바보같이 아무 말도 못 하고 남의 일까지 대신해주고 있었거든요.
10분 정도 도와달라는 줄 알고 갔더니, 10시간을 일을 시키고...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새벽 1시까지 야근한 거 있죠.
관계자 분께서 여행 오셔서, 하루종일 의전처럼 모셔드리고 왔더니, 그다음 날 SNS에 “현지인”이 관광시켜 줬다며 가이드 취급을 받고
개인 프로젝트를, 회사 일도 아닌 개인 일을 부탁받아 도와준다고 몇 달을 고생했는데, 일이 끝나자 손절 당하기도 했어요.
제 눈에는 매번 그렇게 단물만 쪽쪽 빨리고 버림받는 것 같아 보였죠. 처음에는 제가 잔소리도 하고, 화도 내보고,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로해주기도 해 보고, 남편이 해야 할 집안일을 대신 해주기도 하다가, 제게도 피해가 와서 나중엔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제가 아예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은 지 2년 정도 지났을 때, 어느 날 남편이 말했어요. 자기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후회된다고.
어쩌면 본인도 알고 있었나 봐요, 다만 인정하기 싫었을 뿐. 제가 아무리 팩트 폭행 날려도 그 알량한 자존심에 고집부리던 사람이었는데. 자신의 선택을 보호하기 위해 반박할 말을 먼저 생각하고, 서로 대치하는 상황으로 흐르게 됐었는데...
결국 제가 아무리 맞는 말을 했다 하더라도, 스스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시간이 필요했나 봐요.
제가 잔소리를 멈춰야, 자신의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나 봐요.
그렇다면, 잔소리 말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먼저, 대화의 관계를 평등하게 재정의해야 합니다. 여자 말은 항상 옳다,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처럼 무조건적으로 한 사람의 말을 따르라고 강제하면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어요. 상대에게도 의견이 있고, 그 의견을 동등하게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해요.
언어감지 남편어
-> 나는 너를 위한다. 너의 선택을 존중해.
->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 그럼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걱정되는 건 이런 부분이야.
-> 이거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이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
-> 그러면 저런 방법은 어떨까? 네가 하고 싶은 이것도 할 수 있으면서 더 시간 효율적일 것 같아.
-> 너는 어떻게 생각해? (반복)
“내가 그럴 줄 알았다!”
“거봐, 내가 그렇다고 했지!”
“내 말이 맞지!”
만약 남편의 선택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이런 태도는 삼가야 합니다. 남편에게 나를 원수로 만드는 말이라 나에게 복수의 칼을 갈지도 모를 테니까요.
‘인간의 본성은 은혜를 갚기보다 원수를 갚는 것이 쉽다’고 합니다. 감사한 마음은 짐이 되지만 복수는 기쁨이기 때문에요.
그러므로 우리의 대화에서 상대가 나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던가, 억지로 내 말을 들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너의 선택이고,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의도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대화를 해야 해요.
중요한 건, 이렇게 질문하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잔소리가 아닌 스스로의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침묵을 지켜주세요. 반박하거나 거절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계속 끌어내주세요. 꼭 상대가 말한 대로 되지는 않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전부 털어놓았고, 그 말을 들어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되어 줄 거예요.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남편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지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서 모르는 척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남편이 가장 약할 때, 상처에 소금을 치는 사람보다 가만히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더욱 고마울 수 있어요.
그래도 깨닫지 못하는 상대라면, 그것조차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기를 원하는지 나의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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