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24 남들이 나에게 부럽다고 하는 일들을 실제로 해본다
요즘의 나는 아슬아슬하게 휘청거리고 있다. 남편은 연속으로 실패를 거듭하며 부진하고 있고... 나는 지난 몇 년 간 상당히 지친 상태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을까? 끊임없이 문답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깜깜한 어둠 속에 갇힌 것 같다. 앞은 보이지 않고, 발을 내딛기에는 두렵다. 나아가지도 돌아가지도 못한 채 그렇게 갇혀있다.
긴긴 어둠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환경에 변화를 주기.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을 때... 내가 버틸 수 있을 만큼의 환경을 스스로에게 만들어 주기.
“넌 좋겠다~ 애기 없어서 언제든 여행이라도 다녀올 수 있잖아~”
“넌 좋겠다~ 휴양지 살잖아~ 매일매일 여행하는 기분이겠다~”
“넌 좋겠다~ 직장 다니면서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잖아~”
“넌 좋겠다~ 너처럼 외국에 나가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어~”
“넌 좋겠다~ 남편이 얼마나 다정하고 잘해줘~”
이런 말들은 분명 나를 위로해 주기 위한 목적이겠지만 나에게는 나를 옭아매는 족쇄처럼 느껴졌었다.
건강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네가 더 부러울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쉽게 말하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됐다면 우리도 진작에 낳았겠지^^? 나는 남편이 직장 다녀서 일하지 않아도 되거나, 최소한 맞벌이를 하는 너의 상황이 더 부러운걸. 나처럼 살다니, 외노자에 외벌이 하는 거 뻔히 알면서 어차피 진짜 그렇게 살고 싶었던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나는 지금 사는 이곳이 생지옥 같아!
남들이 나에게 부럽다는 것은 사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바라는 일이 너무나도 간절해서, 내가 꿈꾸던 일 중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만 너무나도 눈에 띄어서, 그리고 그걸 가진 너의 삶이 부러워서, 그런 네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부러워하는 것이 위선적이라 느껴졌다. 그렇게 느끼는 나의 마음이 더 가증스러웠다. 겉으로는 사람 좋은 척 허허 웃었지만 속으로는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쳐있었으니까.
그래도 어쨌든 나에게 지금은 주어진 환경이니까...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에게 집중해서 보자. 누구에게나 부러워할 점은 있을 것이다.
그래도 너는...
적어도 너는...
누군가는 쉽게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남들이 보기에는 아주 뻔하디 뻔한 장점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나만 보지 못하는 나만의 장점. 그 장점을 마음껏 누리고, 그 장점을 나의 환경으로 활용해 본다.
나는
어디든 갈 수 있고
언제든 갈 수 있다.
그래 분명히 아이가 없으니 어디든 갈 수 있다. 휴가 내기 자유로운 직장이니 언제든 갈 수 있다. 여행을 갈 수도, 이사를 갈 수도, 이혼을 할 수도 있다.
그래 어디든 가자.
한국도 가고, 산으로 바다로 어디든 가자.
카페도 가고 맛집도 가고 백화점도 가자.
시간을 만들어서, 체력을 올려서라도 가자.
어디든 언제든.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아니, 다시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간다.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
언제든 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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