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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Apr 21. 2024

~홋카이도 여행기~

4월 셋째 주


급 떠나게 된 홋카이도 가족 여행, 내가 하도 심심하다고 난리라 엄마아빠가 데리고 떠나 준 여행이다. 여행 가서는 재밌으니까 인자한 표정 나오고요^^~


 


1 빠가야로의 여행


여행이라도 갈까? 한마디에 일주일 뒤에 출발 확정인 투어 예약함. 투어로 가는 거라 정말 아무 계획도 안 세웠다. 여행 출발하는 날 씐나서 아침 일찍 일어날 테니까 짐 싸는 건 아침에 하려고 아껴놓고, 공항에서 대기시간 많으니까 여행지 정보도 공항에서 읽으면 되고, 겨울 옷은 엄마 꺼 빌려 입을 거니까 챙길 것도 없네~


아주 가벼운 마음과 더 가벼워 텅 빈 머리로 다짜고짜 일본으로 가버린 과거의 나 ㅠ 말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행동하기 전에 생!각! 했나요~~? ㅜㅜ




비행기표 살 때 정신을 어디다 빼놨는지 환승을 1시간 반 만에 해야 하네? 환승하는데 입국심사를 도쿄에서 받네??? (당연하지 바부야 이 세상 어느 나라를 가도 원래 다 그래ㅜㅜ) 원래는 폐 끼칠까 봐 길도 잘 못 물어보고 지도 보고 헤매다가 돌아 돌아 찾아가긴 하는데, 이번에는 유니폼 입으신 모든 직원 분들께 티켓을 보여드리며 여기가 맞냐고 확인받고 뛰어갔닼ㅋㅋㅋㅋ 한 번 잘못 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임 시간이 촉박해서ㅠㅠ


도쿄 공항 시설이 정말 효율적으로 잘 되어 있고, 담당하는 직원들도 곳곳에 계시고 엄청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다. 천만다행으로 입국 심사대도 거의 다 열려있었고, visit japan QR코드를 해야 된다길래 비행기 타고 출발 직전에 허겁지겁 해논게 신의 한 수!


완전 초스피드로, 진짜 기록적인 속도로 비행기에서 내려서 한참 걷다 뛰다 입국심사받고 출국장으로 완전히 나와서 국내 환승 게이트!! 다시 짐검사 하는데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도 일사천리로 대박 빨리빨리!! 그래서 탑승 게이트까지 30분 컷… 미춋다 진짜 손에 땀을 쥐는 영화의 한 장면 같았음.  




게다가 할 거 없다고 여행사 홈페이지 보면서 엑셀로 일정표까지 만들어서 핸드폰 배경화면 해놨었는데, 일본 도착해서 핸드폰에 캡처한 투어 일정 보니까 내가 만든 일정표랑 완전히 다르네? ㅋㅋㅋㅋㅋ다른 투어를 보고 만들었나 봐 ㅜㅜ 아주 계획표 이거 하나면 끝이라며 철저한 J의 여행을 할 줄 알았더니... 나는 무엇을 위하여 저 엑셀을 만들었는가.


갈아입을 옷도 제대로 안 챙기고, 동영상 크기 가장 작은 거로 설정한다면서 가장 큰 거로 바꾸고, 현금 하나도 준비 안 했는데 자판기까지 현금 전용이고 ㅋㅋㅋㅋㅋ 아이고 두야~~ 혼자 딱 하루 밤 지내는 데 이것저것 챙길 게 참 많구나 느낀 하루다. 그리고 안 챙겨도 죽지는 않는구나^^ 고로 피곤하게 챙기지 말고 잠깐 불편하면 된다는 교훈을 얻음ㅋㅋㅋㅋㅋ




2 디테일의 발견



일본은 정말 아주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써주어 고객감동을 실천하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 디테일 최고.


비행기 좌석 선반에 컵을 꽂을 수 있는 홀더(살짝 들어간 게 아니라 아예 구멍이 뚫려 있는)가 있고, 좌석 아래 주머니 큰 거 하나에 밖에 크기랑 너비가 각각 다른 작은 사이즈 주머니 두 개가 붙어있다. 그리고 정점은 발 받침대 ㅜㅜ 다리가 짧아 슬픈 사람들을 위한 발 받침대까지!! 식사에 제공되는 물도 후식 아이스크림도 개별 포장된 상품 통째로 주고, 쓰레기도 엄청 자주 수거해 가시고, 서비스 감동이었음. ANA 항공 다음에 또 타야지


우리가 갔던 호텔은 전부, 세면대 위 바라보는 거울은 김서림 방지되게 해 놓고, 어메니티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조식도 엄청 잘 나왔다. 특히 생선 요리가 많았는데 가시가 다 발라져 있었음 ㅠㅠ


편의점 간식들도 다 맛있었는데 중요한 건 뭘 사든 포장지 뜯기가 정말 편하게 되어있다는 거! 위에서부터 까서 손으로 안에 있는 음식 꺼내먹는 게 아니라 중간에 뜯는 선이 있었다. 삼각 김밥 같은 거나 과자들도 뜯기 쉽게 쉽게. 어떤 과자는 쓰레기 담아 버리기 쉽게 디자인되어있기도 하고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했다니 뭔가 치밀하면서도 대단하다 ㅋㅋㅋ


게다가 상점이든 음식점이든 호텔이든 직원분들도 다 엄청나게 친절하셨고, 포인트는 내가 일본어로 대충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심 ㅋㅋㅋㅋㅋ 내 얼굴에 무슨 말하고 싶었는지 너무 티 나게 쓰여있었나?ㅋㅋ 관광으로 먹고산다고 하지만, 오히려 관광에 의존하는 건 하와이도 마찬가지인데... 불친절해도 팁 20% 꼬박꼬박 드려야 하다가, 팁도 안 내는데 이렇게나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ㅋㅋㅋ


민속촌 같은 테마 파크에서 서비스(?)로 셀카까지 찍어주심 ㅋㅋㅋㅋㅋㅋ 우리 가족사진 찍어주신다고 먼저 다가오셔서 사진 앨범에 몰래 저장해 놓으셨다 ㅋㅋㅋㅋㅋㅋ 버스에서 보고 화들짝!!





3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영화처럼


한국 가는데 11시간, 일본 가는데 8시간. 세 시간밖에 차이 안 나는데 8시간 가기 왜 이렇게 가깝게 느껴지는지 ㅠㅠ 영화도 네 편만 보면 벌써 착륙할 때 된다. 이번에 본 영화는 <Let me eat your pancreas> <Past Lives> <Little Women> <Wish>. 이 비행기는 영화 종류도 엄청 많았고 심지어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도 있었다 ㅋㅋㅋ


홋카이도 간다고 본 <러브 레터>에서도 그렇고, 췌장이랑 패스트라이브즈도 그렇고, 어린 시절 기억이나 반복되는 인연에 대한 그리움이 표현되는 스토리가 많은 것 같다. 결국 인간은 추억을 먹고사는 건가?


특히 <Past Lives>는 내 인생 영화 ㅠㅠ 스카이프 하다 끊기고 페북 하다 끊기고 그 공허한 “여보세요? 들려?” 하는 혼잣말...


“넌 언제 서울 안 와?” “내가 서울을 왜 가.” 하는 대사들... 그렇다기엔 나는 서울을 너무 많이 갔지만 ㅠㅠ “나 서울이 그리웠나 봐.” 고향이 주는 그 향수, 그 안정, 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위안이 있다. 아주 어렸을 때 떠나온 서울, 심지어 남아있는 가족도 없는데도 서울이 그립다니. 사람도 아니고, 추억도 아니고, 어린 시절도 아니고, 그냥 서울이 그립다니. 나도 그 장소가 내뿜는 분위기며, 코 끝에 닿는 공기며,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존재가 그립다.


해성이와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노라, 해성이가 자기를 보러 왔다고 말해주는데 남편은 헤드폰 한쪽 귀만 떼고 얘기 듣는 거 개킹받는 포인트. 망할 노이즈캔슬링ㅋㅋㅋㅋㅋㅋ 저 집도 똑같구나. 나도 남편이 노이즈캔슬링 해드폰 쓰고 있어서 내가 하는 말 못? 안? 들으면 전화해버리는뎈ㅋㅋㅋ 하지만 차일드후드 스윗핥 까지 품어주는 남자 ㅜㅜ 진정한 대인배. 와이프와 처가댁 가족을 위해 한국어까지 배우는 남자ㅜㅜ 최고다 진짜.




4 외동 놀이


홋카이도는 온천이 유명해서 효도관광으로 많이 오시는 것 같다. 특히 부모님과 오거나 3대가 함께 여행하는 모습이 아주 흐뭇~ 하지만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간 효도여행이 아니라, 부모님이 나를 데리고 가주신 캥거루 여행^^;; 덕분에 엄마아빠랑 셋이서 외동딸처럼 아주 지극정성 보살핌 받고 옴 ㅋㅋㅋㅋㅋ 캬캬




5 남편 피해 도망가는 길


사실 이번 여행은... ㅜㅜ 시험 일자가 코앞으로 닥쳐오는데 느긋하게 두 시간 꽉꽉 채워서 삼시 세끼 다 차려 먹고 (요리하는 데 30분 도마랑 냄비랑 다 꺼내 쓰고 티비 보면서 밥 먹는데 1시간 드라마 한 편 무조건 끝까지 봐야 함 설거지하는 데 30분... 세 끼면 6시간) 8시간 꽉꽉 채워서 숙면해야 (잠들기 전 씻고 옷 갈아입고 뭐 하고 뭐 하고 준비만 한 시간에 침대에 누워서 깊은 잠에 드는 순간부터 카운트함 10시간도 더 걸릴 듯) 하시는  남편을 보기가 힘들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 2월​에도 시험 본다고 신청해 놓고 여유를 부리시더니... 그 꼴이 보기가 힘들어서 한국까지 갔다 왔는데. 심지어 시험을 연장까지 해놓고 두 달도 안 됐는데 아직도 세월아 네월아... 진짜 내가 답답해 죽을 거 같아서 도망친 거다 ㅜㅜ 수험생 학부모님들 절에 108배하러 다니시고, 교회에 새벽 기도 하러 다니시는 그 마음을 알겠다 ㅠㅠㅠㅠ




6 사진 찍으러 간 여행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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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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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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