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넷째 주
‘나’는 떠날 거야! 언제든! 어디든! 어떻게든!
더 이상은 못 참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는 떠날 거라고. 회사에 노빠꾸로 사표 내고 슬슬 미래를 걱정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마음이 불안하니 남편에 대한 불만감이 아주 사소한 계기로 표출이 되고, 가만히 있기에는 답답해 죽을 것 같아 한국이며 일본이며 집 밖으로 나돌게 됐다.
그렇게 혼자 멱살 잡고 하드캐리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는 뭔가 일이 술술 풀려가는 것 같다. 확실한 진전이 생겼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좋은 방법들이 나타났다! 역시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진리였을까. 아니, 그래도 그동안 그 난리를 치면서 준비를 해왔으니 빨리빨리 대처할 수 있었던 거겠지.
아쉬운 점은 내가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몰아치지 않고도 이전에도, 그게 몇 년 전이든 아니면 언제였든지,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거. 못 했던 걸까? 안 했던 걸까? 어쩌면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원하지 않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한 게 어디냐.
안정적인 삶은 늪과 같아서 한 발을 떼기가 까마득했었다. 안주할 수 있는 환경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래, 나는 정말 행운이었다. 이곳에 살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 라고 스스로 상기시켜 본다.
아직은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그냥 쌀을 씻어놓은 정도...? 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일들을 기대하며!!!!!
일
지난주 일본 여행에서 돌아와 먹은 남편표 집밥. 멀리 떨어져 있어야 보고 싶기도 하고, 눈앞에 안 보여야 잘하고 있겠거니 할 수 있는 것 같다. 신경을 덜 곤두세워야 장점도 보이고, 안달복달을 덜 해야 고맙단 말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야를 넓혀서 멀리, 넓게, 깊게 보기!
월
야 너두? 요즘 화제의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장윤주의 역할. 학바라지라니!!! 심지어 기러기 학바라지!!! 게다가 아이까지????? 세상에나 ㅠㅠ 코믹한 시누이 캐릭터라 정감 갔는데, 그녀도 나름대로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았구나... 심지어 남편은 바람나고, 이 드라마에 나온 그 어떤 설정보다도 가장 현실적이라 느껴짐.
화
직장 동료와 사흘을 찾아 헤맸던 나의 USB가 빨래에서 나왔다. 뚜둔-! 심지어 작동도 잘 됨.
수
이제부터 눈에 보이는 쓸데없는 물건들은 모두 비운다.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식기, 자잘하게 모아둔 것들, 이사 갈 때 버리고 가야지 생각했던 것들 모두 재활용으로 내놓고, 화장품, 샤워 용품, 세제들도 전부 재고파악 해놨으니 팍팍 다 써버려야지. 천연세제 3종이라는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언제 적인가 청소한다고 한 통 씩 사다 놨었는데 한 번인가 써보고 처박아 뒀던 거, 이사 가기 전에 다 쓰려고 물에 타서 식초 섞어 놨다.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가 싶지만 ㅋㅋㅋ
목
회사에서 남편에게 문자가 왔다. 부동산이랑 이사 내용 관련해서 얘기했는데 오늘 오후에 pre move out inspection 올 거라고. 오~~ 늘~~? 웬일이래 이렇게 느린 나라에서~~? 내가 청소를 언제 했더라? 언젠가 밤이 늦었는데 잠시 안 와서 청소기를 돌렸던 거 같은데 그게 어제였나 엊그제였나. 천연세제 다 써버린다고 싱크대를 닦았던 거 같기도 하고. 서랍장은 사실 문만 닫으면 지저분한 거 안 보이는데 내가 문을 닫고 나왔나?
금
퇴사하기 직전 되찾은 나의 오피스 ㅋㅋ 아무리 쓸고 닦아도 낡았다 ㅠㅠ
토
남편이 자기 시험공부한다고 생색내면서 (-_-) 밥 해달라고 해서 요즘에 차리는 한국인의 매운맛. 김치 한 통 큰 거 사서 삼겹살 김치찌개 한 솥을 끓이고, 오늘은 김치볶음밥 해줄 거다. 김치 먹고 똑똑해져라 남편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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