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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Apr 21. 2024

엉덩이 한 번 들썩거리면 뭐가 돼도 일단 뛰더라

4월 둘째 주


시어머니와 픽업트럭


일요일 단상: 작은 차로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차박도 하고 캠핑도 하고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나는 운전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말하는 큰 차의 장점이나 옵션, 성능, 연비 등에 관해서는 아주 문외한이라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누군가가 얘기해 주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비포장 도로를 가야 하거나, 국립공원 같은 곳에서 흙, 돌이 많은 자연의 길을 운전해야 하는 경우 작은 차로는 절대 갈 수 없다며, 최소한 SUV나 픽업트럭이 필요할 것이라고.


남편이 시어머님께서 픽업트럭을 알아보시는 중이라는 얘기를 했다. 시어머님께서는 50세가 되셨을 때, 자신을 위한 선물로 중고 픽업트럭을 구입하셨다가 얼마 타지 못하고 되팔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위 이야기를 듣고 시어머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시어머님도 50세 때,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로 떠나시고 싶으셨던 걸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 부모님도 가고 싶은 곳도 많으셨을 테고 포기해야 하는 꿈들도 정말 많았겠지. 자식들을 위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감히 헤아릴 수 조차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자식일 때 상팔자일 때 내가 이곳저곳 많이 다녀야 하는데 말이지 ㅋㅋㅋㅋㅋ





월요일 단상: 기억에서 삭제됨.





“엉덩이 한 번 들썩거리면 뭐가 돼도 일단 뛰더라”


화요일 단상: 라디오에서 들은 띵언 ㅋㅋㅋ 요새 우리 사무실에서 이직 바람이 불었는지 다들 떠난다. 몇십 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사람도, 들어온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사람도... 내가 11월에 이직했는데 갑자기 그 이후로 다들 싹 다 어디로 가버림. 심지어 서로 사이 안 좋아서 누가 이기나 10년을 버티던 사람도, 직속 상사에게 오랜 시간 불만을 가졌어도 버티던 사람도, 은퇴 시기가 가까워 끝까지 한 곳에서 버틸 거란 사람도 움직였다.


본의 아니게(?) 변화의 시발점이 되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도전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하고 응원할 만한 일이라고 믿는다. 직장에서 동료나 업무에 대해 지금 행복하지 않는다면 바로 이직해서 나와 맞는 환경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까. 매일 8시간 꽉꽉 채워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인데, 거기서 불행하다면 당연히 뛰쳐나가야지.


월급이 적어서, 사람이 힘들어서, 업무가 맞지 않아서... 그럼에도 버틸 이유가 있을까? 존버는 정말 승리할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장점이 단 하나도 없다면, 그래서 너무나도 불행하다면, 옮기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떠나야지 뭐. 직장 분위기나 동료를 바꾸려 하지 말고, 나와 맞는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더 빠를 테니까. 어딘가엔 분명히 있다. 나와 잘 맞는 곳, 내가 소속하고 싶은 곳, 내가 자랑스럽게 일하고 싶은 곳!


반면에 이미 그곳의 고인 물이 된 사람의 경우, 떠나려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임원급의 경우 당연히 자신들의 역사와 업적이 쌓여가니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그분들께서 그 자리에서 행복하시다면 당연히 존중할 만한 일일 것이다. 같은 의미로 내가 떠나고 싶은 이유는 내가 더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을 뿐인 것. 세상이 얼마나 넓고 회사가 이렇게나 많은데! 언제나 들썩들썩!





소속감 없는 아이에게 생기는 일, 가정의 틀과 자존감 


수요일 단상: 한계를 정하고 그 틀 안에서는 자유롭게 놀 수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안정감, 위안감이 중요하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나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그 이유와 결과까지 자세히 알고 틀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할 수 있는 일에는 자기 통제감을 갖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만큼 만족하며 행복과 자존감이 생긴다. 스스로 보고 배우며 깨달아야지, 하나하나 뜯어고치고 설득하는 주입식 교육은 효과가 없다. 마지막으로, 평범하고 따분한 일상을 즐길 줄 알아야 행복할 수 있다.





“나 편의점 하면서 이제 좀 살 만하거든? 너 재밌으라고 다시 그 지옥 속으로 안 들어가. 사람들한테 멸시받으면서 똥 덩어리 된 기분 견뎌 가면서 그 개고생 안 해. 죽을병 같은 것도 안 걸릴 거고, 평생 이렇게 평범하게 살 거야.

그러니까 그냥 가. 살다가 힘들다 싶으면 그때 와. 그때도 내가 혼자면 받아 줄게. 쉬었다가 또 떠나야겠다 싶으면 또 가. 괜찮아. 우리 이제 정말 서로 축복하고 헤어지자.

현아야. 지현아. 괜찮아. 나 너한테 앙금 없어. 네가 어떤 애인지 모르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끌려 왔다고 화난 거 없으니까, 너도 나 못 쫓아왔다고 미안해할 거 없어. 진짜 진짜 앙금 없어. 진짜 네가 행복하길 바라. 우리 서로 미워하는 마음 하나도 없이 서로 축복해 주고 끝내자.”


목요일 단상: 다시 보는 해방일지. 그런데 내가 결말까지 안 봤나? 뒤로 갈수록 처음 보는 장면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평범한 해피앤딩이 아니라 너무나도 현실적인 결말이라서 더더욱. 특히 창희는 나의 이상형 급으로 좋았는데, 신기하게 마지막 대사가 우리 남편이 할 법한 말이라 더욱 마음에 와닿았달까. 취향 소나무...





금요일 단상: 생각 없을 무. 사진을 보니 맛있는 걸 먹은 날인가 보다. ^^;





세금 내고 투표하는 곳에 뿌리내리자


토요일 단상: 텍스를 겨우겨우 다했다. 남편은 배심원 소환장을 받았다. 나는 회사 노조에서 찬반 투표도 했다.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예비 선거(코커스와 프라이머리)가 한창이었다. 내가 의무를 다하는 곳에 권리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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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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