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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Apr 08. 2024

텍스리턴을 위한 여정

4월 첫째 주

또 다른 길을 가야겠지만 슬퍼하지는 않기를. 새로운 하늘 아래 서있을 너 웃을 수 있도록. 언젠가 우리가 얘기하던 그때가 그때가 오면 어릴 적 우리 얘기하며 둘이 또다시 만나길.

<공항 가는 길 - My Aunt Mary>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고 반한 노래. 공항 갈 때마다 들어야지. 나는 가사에 나오는 이런 순간들이 좋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떠나는 길,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한 출국. 처음 해외로 나갔던 나의 사춘기 못난이 감성 가득 묻은, 그래서 막연하게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에 벅차오르는 그 긴장감, 그 떨림, 그 벅차오름! 거기에 중독되어 공항을 들락날락...


공항이라는 장소가 주는 안락함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고,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는, 모두가 상기되어 둥둥 떠있는 그런 분위기. 그 안의 나. 단 며칠이라도 어딘가 가야 할 곳이 있는, 누군가 만나야 할 사람이 있는,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기대되는 기다림의 순간. 이것이 나의 도파민 ㅠㅠ


생각해 보면 나는 새로운 도시, 새로운 사람, 새로운 도전, 뭐든 새로운 일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특정한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뭐든 새로운 거 면 다. 그래서 여행도 처음 가보는 곳, 취미도 처음 해보는 것, 사람도 처음 만나는 사람. 그 호기심과 설렘, 활발한 기운을 통해 살아있다고,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것일까?


그렇지만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다 보니, 그동안 해온 경험치도 쌓여가면서 새로운 일을 찾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특히 그 와중에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에서 안 해봤던 일을 찾기란 더더 어렵지. 해봤던 일들 중에서 또 하고 싶고, 더 알고 싶고, 계속 배우고 싶은 일을 아직까지 못 만난 것일까? 방황하다 보면 언젠가 찾을 수 있을까? 내가 열과 성을 다하고, 전문성을 갖추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까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그러니까 이거슨 사실은... 4월 말에 예정된 시카고 여행을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어서 4월 중순에 홋카이도 여행을 질러버린 나의 빌드업이다. 헷 ^^;; 다 저 노래 때문이다 ㅋㅋㅋㅋㅋ 이 브런치북 첫 글부터 텍스 타령 했었는데, 아직도 안 해놓고 4월 15일 마감일이 점점 다가온다. 텍스 안 하면 홋카이도 못 간다 무조건 한다!!!





일요일


아침부터 운동 다녀와서 하루 온종일 뻗었다. 하루가 순삭. 운동은 아침에 가는 게 좋은 걸까 저녁에 가는 게 좋은 걸까? 아침에 가면 공복에 운동할 수 있고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운동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나면 그날 하루는 종일 넉다운이다. 저녁에 가면 하루 일과를 다 해내고 가는 것이니 운동하고 씻고 바로 잘 수 있어서 좋은데, 하루의 끝에는 에너지가 거의 안 남아 있어서 운동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너무 대충 한달까. 그걸 고민하고 있자니 운동을 안 가고. 뭐가 됐든 운동을 한 번이라도 하는 게 어디인가 하는 마음이긴 하다. 운동 학원 무료 체험 3회 완.ㅋㅋㅋ





월요일


회사도 바쁜 일이 없어서 지루해 쥬금. 너무 우울해서 집에 와서 빨래했다. 빨래가 쌓여있는 걸 보면 더더더더 기분 나쁘니까. 점심에 샌드위치랑 딸기를 챙겨주고 저녁에 피자 먹고 싶다니까 샐러드에 과일까지 챙겨주는 다정한 남편. 남편이 보살이다 ㅠㅠ





화요일


??? 뭐 했나 기억이 안 난다. 심심해 심심해~~!!! 아이들이 왜 이렇게 심심함을 못 견디는지 십분 동감한다. ㅠㅠ 나는 나이도 많은데. 어차피 회사 가도 일이 없으니 휴가 낼까 했지만 다른 분이 선수 쳐버림 ㅋㅋㅋㅋㅋ 눈치게임 패. 저녁으로 치킨 시켜 먹자 했는데 한국 치킨집이 화요일마다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게 됨 쿠궁... 그래서 로티서리 치킨 사 먹었다. 위시본도 또 내가 이겨버림.





수요일


창고 정리 다했고, 신입 직원 자리 책상 싹 치웠고, 전화번호랑 전화기도 다 세팅하고, 전구도 다 갈고, 와 그래도 할 거 없어서 80년 90년 대 서류철 스캔한다. 진정한 나인틴나인티나인 ㅠㅠ 그렇게 퇴근하고 나니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나 현타 옴. 안 해도 되는 일까지, 아무도 안 시킨 일까지 하고 있자니 휴가가 절실하다. 비록... 두 달 전에 한국을 다녀왔지만!!!





목요일


하와이는 태평양 망망대해 외딴섬이라 어딜 가든 최소 6-7시간은 걸린다. 시드니까지 11시간, 오클랜드까지 9시간, 심지어 괌도 8시간... ㅠㅠ 엄마랑 급 여행으로 푸껫 다낭 이스탄불 괌 돌고 돌아 결론은 홋카이도 가기로 ㅋㅋㅋㅋㅋ 그리고 2인 여행 상품 결제 직전 아빠도 합류! 약간 외동 느낌으로다가 캥거루 여행 ㅋㅋㅋㅋㅋ 부모님께서는 젊으셨을 때는 굉장히 엄격하셨는데 다 크니 오냐오냐 해주시는 것 같다. 친정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_<


나는 당장 담주 토요일 출발이다. 패키지여행이라 한국에서 출발하면 준비할 게 없는데 나는 일본으로 바로 가는 거라 비행기 결제~ 도착하고 호텔 1박 결제~ 공항에서 얌전히 기다렸다가 입국하는 데에서 만나는 일정~~ 할 거 없어서 엑셀로 여행 일정 정리까지 하고~~ 또 뭐 살 거 없나~~ 네이버 쇼핑 보는 중인데 한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로퍼랑 파우치 검색하다가 나온 이너 백으로 사용하는 주머니 같은 거 삼. 꺅 빨리 배송 왔으면 좋겠다 다음 주까지 와야 받을 수 있는데~~





금요일


옆 자리 동료분께서 아침에 커피 선물과 함께, 여행을 간다 하니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이다! 2,000불로 삶의 원동력을 산 것 같은 효과. 하 사는 게 이렇게나 힘들다니. 인생 노잼 시기에는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이렇게 소소하게 또는 한 탕으로 열쩡을 사는 건가. 그래서 돈을 벌어야 하나ㅜㅜ





토요일


딱히 안 해도 상관없고 전혀 쓸데없지만 정말 재밌는 소분하기 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가 손쉽게 관리할 수 있을 정도만 소유하는 게 속편 해서 쟁여두지 않는데, 우리 집에 마지막으로 남은 샴푸 바디워시 로션 등등 다 소분해서 나눠놨다. 어느 정도 남았는지 볼 수 있게 본 통에도 레이블이나 상표 다 떼고 놔뒀지만, 이렇게 작은 통에 담으니 개수로 파악돼서 훨씬 좋다. 나의 부질없는 선호와 취향 ㅋㅋㅋㅋㅋ ㅠㅠ 여행 갈 때도 가져가고 이사 가기 전까지 다 써야지. 여기 사는 동안 딱 떨어지게 쓰면 기분 좋을 것 같다 ㅋㅋㅋ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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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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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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