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만이 살 수 있는 독일
https://youtube.com/shorts/xFmCrcuIqYM?si=-h3Cw_ctbxxXGkvs
독일로 이사가 결정되고
인스타그램에서 독일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이것저것 검색하고 있었을 때
가장 많이 뜬 독일 스탠드업 코미디언 마리오 ㅋㅋㅋ
그중 제일 충격적인 건
독일 집은 월세라도 주방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독일에서는 원래 아무것도 없고
그냥 벽만 빌리는 거라고 한다 ㅋㅋㅋㅋㅋ
집에 옵션으로 있는 주방이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하냐고
다른 가전제품, 훨씬 더 마음에 드는 걸로 바꾸고 싶어지면 어떡하냐며
독일은 강하게 키운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에이 설마... ㅎㅎㅎ~~
어떻게 주방이 없겠어~~
그.런.데.
진짜 없다.
심지어 전등도 셀프,
화장실 거울도 셀프
벽 페인트나 장판도 따로 해야 하는 곳도 있었음 ㅠㅠ
주방 벽에는 수도관 하나 툭,
천장에 전선 나와있고,
화장실에 변기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우리가 알아본 집들 중에는
방충망은 고사하고,
창문이 나무로 안 되어있고 ㅠㅠ
이중유리에 고무패킹만 되어 있어도 감지덕지인 상황이었다.
야생의 아파트...
https://www.immobilienscout24.de/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집 구하는 사이트 이모스카우트24
여기서 멤버십을 가입해야 한다.
유료회원으로 집 구하는 게 훨씬 쉽다.
우리는 유료로 돈 내자마자 그날 연락한 아파트에서 계약까지 했다.
유료회원이면 내 정보, 커버레터, 수입 등을 업로드할 수 있어서 신분을 그나마 증명(?) 할 수 있고
유료회원이 보낸 메시지는 가장 상단에 보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연락받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유료회원에게 먼저 공개되는 리스팅을 볼 수 있어서 좋은 매물을 선점할 수 있기도 하다.
특히 외국인 신분이면 그냥 가입하자...
90유로에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그나마 덜 할 수 있음.
나는 우리가 다인종이라는 사실을 무언으로 알리기 위해
프로필 사진에 우리 얼굴이 크게 나온 사진으로 업로드했다.
이 사이트에서 리스팅을 보고
출근할 수 있는 거리의 모든 집에 연락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구구절절 사연을 설명한 커버레터를 보내고 애타게 기다리다 보면
임대인에게 언제 어디로 아파트 보러 오라고 답장을 받는다
그러면 좋은 첫인상을 위해 깔끔하게 차려입고 찾아가서
비즈니스 미소를 띠며 선량한 사람이라는 모습을 어필하면 됨 ㅠㅠ
집이 마음에 들면 준비해 간 서류를 들이밀며
우리가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적극 표현해야 한다.
I의 플러팅 이런 거 안 됨.
현 임차인이 3명 정도를 부동산 또는 집주인에게 추천하는데,
운 좋게 그 안에 들면 그 아파트를 관리하는 부동산에 예약하고
또 깔끔하게 차려입고 프린트한 서류를 들고 찾아가서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이제 서류 지원 완료다.
부동산 직원에게도 우리가 얼마나 월세를 잘 내고 조용하고 깨끗하게 살 지를
맑눈광으로 진심을 보여줘야 함
답변이 올 때까지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되고
다른 아파트들 뷰잉 가서 또 이리저리 찔러봐야 한다 ㅠㅠ
부동산에서 우리 신용점수 검사하고 백그라운드 체크를 해서 1순위로 통과가 되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합격 목걸이 ㅠㅠ
우리의 경우 보증금을 먼저 내고, 현 세입자와 이사 날짜를 조율하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ㅠㅠ
참고로 검색할 때 주방을 옵션으로 포함하는 아파트를 필터 할 수 있는데
드물긴 하지만 주방이 설치되어 있는 집이 있긴 하다.
독일은 특이하게도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리스팅이 많았는데,
덕분에 우리 같은 외국인에게도 답장이 오는 기회가 된 것 같다 ㅠㅠ
이 경우 전 세입자가 설치해 둔 주방을 중고로 판매하기도 한다.
부동산에서 직접 리스팅을 올린 경우 답장도 느리고
외노자에겐 연락이 거의 가지 않는다고 함...
우리가 살고 싶었던 동네에 아파트 단지가 있었는데,
그 아파트들을 전부 한 회사가 관리하고 있었고, 리스팅도 꽤 나와있어서
보이는 대로 다 지원했는데 답장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뜬금없이 2-3달 뒤에 아파트 나갔다고 거절 답장이 옴 ㅠㅠ
좋은 아파트는 내정자(?)가 있는 건지...
뷰잉도 못 해보고 그냥 광탈해 버림 ㅠㅠ
안 되겠지만 그래도 찔러는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이트에서 메시지 보내거나
그 부동산 홈페이지 리스팅으로 직접 신청하거나 했다.
정말 다행이게도 우리는 꽤 빨리 집을 구할 수 있었다.
부동산도 멀리 있었는데 거기까지 찾아가는 것도 겨우겨우 했는데
우리가 막 좀 어리바리하게 막 사인 이상한 데다 하고
데이터가 약했는지 번역기도 제대로 안되고 해서
만~~~약에 우리가 계약을 하게 되면 우리를 위해서 통역 데려오라고 하셨었는데 ㅜㅜ
우리의 편의를 위해서 계약서를 먼저 우편으로 보내주시고
우리가 사인해서 부동산에 제출하면
최종 사인본을 우편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주셨다 ㅠㅠ
계약서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도 연락 없길래 이메일 해보니
보증금을 내야 계약서를 보내주는 거라고 ㅠㅠ
부동산도 우리를 쵸큼 답답해했을 듯 ㅠㅠ
나는 집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임시숙소도 좋았지만, 독립된 공간에 대한 열망도 컸다 ㅠ
독일에서는
전부 낯설고
모든 게 힘에 부치고
오갈 데 없어서 서러운 날,
왜 그런 날들이 있었다.
가열차게 집 보러 다니는데
좋은 집 구하기 어려워서 좀 울적하기도 하고 ㅜ
집 보러 가는 김에
그 근처 맛집도 들렀었는데
어느 날은 마음이 허한 지
스테이크 폭식하고
콜라 두병이나 완샷하고
임시 숙소에 와서 짜파게티까지 먹었었다.
그날은 9월이었는데도 꽤 쌀쌀했고
마트를 뒤져서 전기장판을 산 날이기도 했다.
확실히 독일이 춥고 어두컴컴한데 ㅠ
배부르고 등 따수워지니
또 살만해지기도 한 것 같았다.
그나마 남편과 둘이라서,
같이 발품 팔고
같이 스테이크 먹고
같이 으쌰으쌰 해 줄 사람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집 구하기 위해 온 도시를 헤매던 날들...
그 고생이 벌써 까마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