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다,

살맛나는 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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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이 만난 중간 즈음 옆으로 기다란 선을 긋고 눈높이를 맞춰 바라보는 맛이 있다. 묵직한 향을 가진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멍하니 머리를 비우는 맛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하며 빙그레 웃는 맛이 있다. 운전대를 잡고 무작정 모르는 곳을 찾아가는 맛이 있다. 땀 흘리며 산길을 걷는 맛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맛이 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또 눈이 내리면 내리는 대로, 흐린 대로, 맑은 대로 모두 저마다의 맛이 있다.


모든 것에는 본연의 맛이 있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품고 있는 그 맛 따라 살아진다. 샤워를 하고 거울 앞에 서서 오늘은 꽤 달콤쌉싸름했어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는 하루를 살아도 맛없게 지내지는 말자 다짐했다. 맛없는 인생이란 온종일 무표정으로 흰 종이를 질겅질겅 씹고 있는 느낌일 것 만 같다. 생각만으로도 지루하고 힘겹다. 삶에 맛이 없으면 행복도 만족도 즐거움도 없을 것 같다. 순간순간, 제 것 그대로의 맛을 온전히 느끼며 사는 일이야말로 살맛나는 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아닐까.


살맛. 그래. 누가 뭐라 해도 살맛이 나야 한다. (마법의 MSG를 뿌려서라도,) 그 맛에 취해 살면 그만 아니겠나. 오늘은 내가 요리사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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