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일은 매사에 나보다 너를 먼저 위함으로 시작하는 것일 게다.
가을비의 기척이 참 따숩다. 반쯤 열린 창 사이로 부드러운 바람이 바삐 오간다. 가만히 그 앞에 섰다. 안녕. 살포시 떨어져 기꺼이 땅에 스며드는 빗방울들과 눈을 마주쳤다. 반갑다. 진짜 가을이 오는구나. 종일 돌아가던 선풍기를 껐다. 그간 고생했네. 가을이 오고 있어. 촉촉함으로 가득 채워진 세상을 바라보며, ‘더불다’라는 단어를 조심스레 되뇌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가을비 소리와 향기에 아득하게 취했을 즈음, 마음속 어딘가 ‘너로 인하여’라는 말풍선이 빙빙 맴돌고 있었다. 나와 네가 서로 찡긋 웃는다. 어깨동무를 하고 ‘너로 인하여’로 시작하는 따뜻한 말 선물을 주고받는다. 더불어 사는 일은 매사에 나보다 너를 먼저 위함으로 시작하는 것일 게다. 상상만 해도 참 아름다운 일이다. 오늘은 비가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로 인하여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