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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근 Mar 25. 2017

비와 바다

어쩌면 비와 바다는 본래 한 몸이었는지도 몰라


비가 스르르 내려와 바다에 폭 떨어진다

어쩌면 비와 바다는 본래 한 몸이었는지도 몰라

멀리 떨어져 애타는 그리움을 견디며 지냈던

그동안의 시간을 생각하며

비와 바다는 서로 껴안고 울고 있는지도 몰라

다시는 멀어지지 말자고

다시는 울지 말자고

함부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표현하느라

파도가 저렇게나 출렁이는 것일지도 몰라


그래서 나도 오늘은 좀 울고 싶은지도 몰라

비와 바다를 멍하니 보고 있노라니

지금 여기 살고 있는 나와

어딘가에서 꿈을 찾고 있는 내가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고

부끄러운 두 개의 내 모습이

이제는 쉽사리 하나가 될 수 없어

흐린 날씨 덕분에 목 놓아 울고 있는 

비와 바다가 참 부러워서 그런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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