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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Jul 19. 2022

걸어 들어온 환자가
누워서 나갔다.

불신의 시대

'암의 역습', '의사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는 47가지 마음가짐' 등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이 있다. 무려 13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보기만 해도 사람들이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의료에 관련된 정치적인 이슈나, 의료에 관한 사건들이 인터넷 뉴스에 뜨면, 가끔 댓글들을 읽을 때가 있는데, '진짜 의사들 말고 저런 돈이나 밝히는 의사들은 사라져야 한다.', '이국종 교수님과 같은 의사들만 있으면 좋겠다.'등의 글을 보게 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의사를 얼마나 신뢰하는가? 진짜 의사는 무엇일까? 무엇이 이렇게 환자와 의사를 갈라놓았을까. 먼저 너무 안타깝다.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자신이 없다. 너무나도 꼬여 있는 것이 많다. 내가 보는 모습은, 환자와 의사 모두 서로 등 뒤에 칼을 숨긴 채, 아닌 척 대화를 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의사는 최선의 진료를, 환자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의사의 입장과 환자의 시선을 같이 바라보려 한다.


 걸어 들어온 환자가 수술을 받고 누워서 나갔다. 한 대학병원에 보호자가 시신이 있는 관을 모시지 않고 로비로 끌고 들어와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납득이 안 간다는 것이다. 잘못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이야기를 하라, '네가 우리 어머니 아버지 죽였다.'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 모든 전후 사정을 다 알고 있는 나는 이런 사건들 뒤 양측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모든 사건이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 의사가 의료사고를 내고 숨긴 케이스도, 보호자가 돈 때문에 각종 쇼를 하는 케이스도 있다. 서로의 입장에서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대화는 시작할 수 없다. 이런 일들은 양측의 커뮤니케이션이 몇십 년간 되지 않아 만들어낸 산물인 것이다. 


 먼저 환자의 입자에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병원에만 오면 긴장이 되고, 진료실에 막상 들어가서 궁금한 것도 다 못 물어보고 나오고, 막상 이해가 잘 안 되지만 병원을 나오게 되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치료를 받고도 나는 아직 불편한데 의사가 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이야기를 해 황당하고 화가 나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다음 편에 이어서...


#책과강연 #의사가되려고요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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