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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Jul 23. 2022

처음 스카이캐슬을 보았을 때

스카이캐슬 그 밖의 세상

한 아이가 학원에서 뛰어내려 그 짧고 안타까운 삶을 마감했다. 

뉴스에 내가 다니던 그 익숙한 거리가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내 어린 시절을 생각 안 할 수 없었다. 

이상하게 전국을 강타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죽어도 보기가 싫었다. 그 단어만 들어도 거부감이 일어났다. 왜 그랬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 내 안에 있는 열등감과 상처가 조금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차분히 글로 풀어내며, 나 스스로의 치유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뜨거운 땡볕에서 농구공을 들고 농구하기를 좋아하던 평범한 아이였다. 어머니가 아는 형 집에 놀러 가자고 했다. 귀찮지만 부추기는 어머니에게 이기지 못해 그 형의 집에 방문했다. 형은 과학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이었다. 서울에 있는 유명한 의대에 합격을 했고 지금은 입학하기 전 쉬고 있다고 했다. 큰 키에 잘생긴 얼굴, 공부까지 잘한다고 하니 정말 멋있어 보였다. 이야기를 잠깐 나누는 동안에 그는 내 롤모델이 되어 버렸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의대생과 의사에 대해 찾아보았다. 나도 공부를 해서 저런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처음 생각했다. 초등학교 시험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정성을 쏟으니 금방 점수가 올랐던 것 같다. 전교 1등, 2등을 해보고 뿌듯해하기도 하고, 다음번 시험을 잘 보면 아빠가 담배를 끊으시겠다고 한 약속에 그저 신나서 공부했던 어린 기억이 있다. 그러나 등수가 높아질수록, 어린 나는 보지 못한 어머니들의 뒷 세계가 있는지는 몰랐다. 


 수학 학원에 다니기 위해 시험을 보았다. 유명한 수학 선생님이 계신 곳이라고 한다. 일정 수학 점수가 넘지 못하면 받아주지도 않는 학원이었다. 성적에 따라 1 등반, 2 등반, 3 등반을 나누어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원이었는데, 나는 3 등반에 간신히 들어갈까 말까 한 성적이었다. 어머니가 학원에 다녀오셨다고 한다. 표정이 좋지 않으셨다. 게임을 하고 놀다가 어머니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어머니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차분히 이야기하셨다. 나를 그 학원에 다니게 하기 위해 그 선생님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빌으셨다고. 어머니는 아들의 꿈을 위해서는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충격이었다. 내가 공부를 잘했다면 이런 일은 애초에 있을 필요도 없던 일이었다. 도대체 그 학원이 뭐길래. 이를 악 물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1 등반까지 올라가리라 다짐했다. 그 당시 유행하던, 'A급 수학'이라는 책을 펼쳤다. 나는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과강연 #의사가되려고요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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