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멘탈강의 1
10/25 대전고등학교 강의를 앞두고...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그간 본업에 집중하고 있느라 글을 남기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이틀 뒤 대전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이 예정되어 있어 강연에 앞서 짧은 글 몇 편을 남기려고 합니다.
10년 전, 대학에 합격하며 당시 고1, 2 학생들에게 어떻게 대학에 합격했는지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10년이 지나, 이제 의사가 되어 다시 그 강당에 서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짧고 굵은 말이 잘 전달되기에 생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번 강연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키워드는 3가지입니다. 멘탈관리, 집중, 간절함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손이 떨리는 응급상황일 때가 꽤 있습니다.
이비인후과는 사실 이비인후두경부외과의 줄임말입니다. 사람의 숨길을 수술하는 의사들이죠.
산소 공급이 안된 채로는 사람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에, 응급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교수님을 기다릴 틈도 없이 먼저 칼을 들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1초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주어지는 압박감은 상당합니다. 쉽지 않은 술기를 단숨에 해내야 환자가 살기 때문에
머릿속에 '내가 못하면 환자가 죽는다'라는 압박이 주어집니다.
잘 훈련된 의사들에게도 이 순간은 항상 떨리고, 소위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냉철한 생각과 판단이 환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렇게 하기 위해선 먼저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결국 급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정해진 규칙을 따르면서 나오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실력은 무엇일까요? 실력은 정해진 시간 안에 가장 빠르고 정확한 문제 해결력을 의미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빠르고 정확하게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습과, 실전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상상이 필요합니다. 해결력은 공부를 하면서 습득이 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고, 무수히 많은 연습과 상상을 해야 한다는 뜻이죠. 바로 자면서도 할 수 있는 상태, 무의식에 각인된 상태가 되어야만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난 후 '실수'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아는 문제인데 틀렸다는 것이죠. 하지만 과연 아는 문제가 맞을까요? 무언가를 아는 것에는 수준이 있습니다. 단순히 들어봤다는 수준에서부터 완전히 '내'것으로 취득된 상태까지 말이죠.
사실 시험을 보는 중간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시험 감독관이 잘못 신고 온 구두의 또각거리는 소리가 집중을 방해할 때도 있고, 옆 친구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신경 쓰이기도 하고,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겁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면서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있는 실력은, 이런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들에 가볍게 대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있습니다. 대응력이 높아진 것이죠.
대응력을 조금 더 풀어서 생각해봅시다. Response 할 수 있는 Ability, 바로 Responsilbilty, 책임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어떤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맡기게 됩니다. '책임' 실수했다는 나약한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만드는 단어이죠.
당신의 시험에 책임을 다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까? 당신의 일에 책임을 다할 수 있게 수행하고 있습니까? 당신이 맡은 역할에 당신은 책임질 수 있습니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대답해야 합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당신의 일에 책임지기 위해서.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