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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랑 Nov 19. 2021

GeneticsMode

새로운 시작

고등학교 졸업 이후 나에게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 없을 줄 알았다. 

그때는 대학만 들어가면 다 끝나는 줄 알았으니까. 

헌데, 웬걸. 

취업, 유학, 결혼, 임신/출산, 육아 등 끊임없이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로 내 삶이 채워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은 항상 기대감과 한층 더 깊어진 두려움이 공존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없던 청소년 시절에는 어른들의 삶이 자유로워 보인다는 이유로 동경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새로운 시작 앞에 두려움 없었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역시 책임져야 하는 일과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그만큼 두려움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이제야 공감이 된다는 건, 인정하기 싫지만, 나도 진짜 진짜 어른이 되었다는 얘기인가 보다...


새로운 시작 앞에 또다시 두렵고 떨리지만, 또 하나의 알을 깨고 나올 시간이 되었다!



두둥! 

GeneticsMode

내가 설립한, 첫 회사이다. 

첫 회사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을 것이고, 생각했던 것만큼 일이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지만, 

철없던 고등학생 시절의, 대학생 시절의 그 대담함을 떠올리며, 

도전해보기로 했다.


애 둘 있는 아줌마도 (내가 아줌마... 라니...ㅠ.ㅠ) 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자!

라는, 아주 거창하고 뻔한 심정도 있었지만, 

사실은 내가 살기 위해서 시작했다. 

애 둘 육아는 정말 만만치 않고, 계속 일을 해왔던 나에게 일을 못하고 집에서 애만 보라는 것은 뭔가 내 커리어에 사형선고를 내린 기분이라.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GeneticsMode는 온라인 유전상담 및 유전상담 컨설팅을 하는 회사이다. 

GeneticsMode라는 이름은, Genetics 유전학과 Mode 모드(수단, 방법 등)를 합친 말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모습들, 삶의 방식들 중에서 내가 처한 문제/상황을 유전학 모드로 풀어가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첫째는 온라인 유전상담이다. 이 서비스는 미국에 사시는 한인 분들께 온라인으로 유전상담을 제공해드리는 서비스이다. 미국은 온라인으로 환자 상담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처럼 제약이 심하지 않아서 꽤 활성화되어 있고, COVID-19에 의해 더 많이 활성화되었다. 미국에는 온라인 유전상담을 제공하는 유전상담 전문 회사들이 여럿 있지만, 한인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GeneticsMode가 유일하다 (한국말이 가능한 유전상담사가 사실 몇 명 없다). 현재는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에 사시는 한인 분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사업이 안정되고 요청이 많아지면 다른 지역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상담 분야는 총 세 개다. 산전 진단, 소아/성인 유전학, 그리고 암 유전상담. 현재는 산전 진단과 소아/성인 유전학만 열려있는 상태이지만, 조만간 암 유전상담도 시작할 계획이다. 어떤 분들께 유전상담이 적합한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시길 :)

https://geneticsmode.com/web/cate03/page01.php 


두 번째는 유전상담 컨설팅이다. 이 서비스는 한국에 있는 병원/클리닉이나 유전자 검사 회사 등이 유전상담을 도입하고자 할 때 컨설팅을 제공해드리는 서비스이다. 우리나라도 유전상담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전상담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이를 어떻게 시작하고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GeneticsMode가 각 병원이나 회사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유전상담이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화여자대학교 유전상담학과 석사과정 강사로 일을 하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듣게 되는데, 그중 한 학생께서 발표하신 내용 중에, 유전상담은 개인주의가 강한 서구문화에서 시작이 되었는데 우리나라 같이 집단주의 성격이 강한 문화에 적용을 하기 위해서는 접근 방식부터 뭔가 다른 모습이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말에 굉장히 많이 공감이 되었다. 서구문화에서는 개인의 선택을 중시하기 때문에 informed decision making process, 즉 개인이 정보를 다 듣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라는 반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전문가인 의료진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뭔가 환자와 그 가족들이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어떻게 상담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런 것들을 함께 고민해나가는 회사가 되고 싶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IT와 Bio 기술이 뛰어난 나라에서, 이런 기술들을 어떻게 환자 케어에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유전상담을 직접적으로 받지 못하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어떻게 하면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나가는 회사가 되고 싶다. 


한국에 계신 많은 분들께도 유전상담의 기회가 열리면 좋은데 아직 법적 제재가 많은 상황이라 유전상담을 직접 경험해볼 수는 없지만,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길 바라며, 오늘도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준비 해나가 보기로 한다. 



회사 웹사이트: https://geneticsmode.com/

회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eneticsmode/

회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eneticsMode/

회사 LinkedIn: https://www.linkedin.com/company/74517512/admin/ 



연말 분위기가 나기 시작하는 설레는 이 기간에,

더 떨리고 설레는 사업을 시작하며,

Arang Kim, MS, CGC

Certified genetic counse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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