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친구 같은 책
이전과 다르게 현실적으로 앞으로의 삶의 진로에 대해 고민했던 올해 끝자락에 만나게 된 책이다. 이 책의 작가는 서메리라는 분인데, 나는 이분을 번역가와 북튜버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직업은 번역가와 북튜버로 국한되지 않는다. 책을 쓰는 작가며 강의를 제작하는 강사이기도 하다.
21년에 읽었던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의 저자이기도 하다. 21년 당시 나의 독서 감상문을 살펴보면 저자가 직장에서 힘들었던 부분들 중에 내가 공감한 내용에 대한 간단한 소감만 작성한 것을 보면 그때 당시 나는 프리랜서, N잡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올해 여러 일을 경험하며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서점에 부수입, N잡, 프리랜서에 대한 자기계발 서적은 넘쳐흐르지만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둥 이것도 못하면 당신이 무능력한 것입니다!라는 등의 자극적인 광고를 하는 책들에는 관심이 없다. 아마도 기본적으로 자기계발 서적은 상술로 범벅이 된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듯싶다. 그런 책들보다는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경험 그리고 감정이 녹아있는 에세이를 통해 알려주는 글을 선호한다.
“세상을 바꿀 힘도, 세상에 나를 맞출 재주도 없지만 그럼에도 이 세상에서 내 자리를 찾는 법.”
“이 세상에서 내 자리를 찾는 법.”이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고 안전모를 쓴 채 삽을 들고 있는 양이 보였다. 저번에 읽었던 책처럼 친한 친구와 편안하게 대화하는 기분일 것 같아 구매하여 읽기 시작했다.
# 01.
내향적이고 조용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떠들썩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일과 취미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소수의 사람들과 조곤조곤 대화를 하거나 말없이 산책하는 것을 선호한다. 일도 마찬가지.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끝없이 대화를 나누며 웃고 그로 인해 에너지가 넘쳐나는 직장 또는 직업은 최대한 피하고 싶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이 내 뜻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매일 끝없이 사람을 만나야 하고 그들과 끝없이 상담하고 대화를 나누는 직업이다. 거기에 개인적인 감정까지 섞일 위험이 있는 직업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일을 하다 보면 성격도 바뀌겠지! 열심히 하자!”라며 호기롭게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이 분야의 직장 생활을 8년 동안 해오며 20대 중후반 나의 어리석었던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 고귀하고 희생적인 사람이 아니었고 한 분야에 꺼지지 않는 열정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있거나 소수의 사람과 있는 것을 선호하는 나의 성향은 바뀌지 않았다. 많은 자기계발 서적과 유명한 강사들이 해보라는 노력과 방법을 내 삶에 적용할수록 심연으로 빠져버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겉모습은 밝고 에너지 넘치는 인간처럼 보였지만 남에게 보이지 않는 내면은 지옥이 되어갔다.
그럼에도 직장을 그만두거나 다른 직업을 찾지 못했던 이유는 겁이 많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도전해 보고 싶은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행히 직장에서 맡겨진 업무는 빈틈 없이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극심하지 않았고 버틸만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함께 일을 했던 직장 상사들의 최후와 변함없는 나의 급여 그리고 나와 별 차이 없는 직장 상사들의 급여를 알아버린 순간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은 커져갔다.
그렇게 불안해하면서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게임을 하며 불안을 외면하던 중 우연히 시작된 독서 생활이 조금씩 나를 변하게 했다.
꾸준히 독서를 한지 3~4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1년에 10회 이하로 술을 마시게 되었고 매일 퇴근 후 5~6시간 하던 게임은 아예 하지 않게 되었다. 독서를 하면서 성과와 상관없이 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생겨났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에 처음 글을 올렸을 때 조회 수를 비롯한 반응은 처참했다.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순수하게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었고 꾸준하게 글을 올렸다. 그러다 보니 부족한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늘어났고 더욱 신나게 독서 감상문을 작성해 올렸다.
그렇게 하나씩 내 SNS를 늘려갔다. 블로그를 시작으로 브런치에 도전하여 작가로 등록되었고 블로그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시작한 북스타그램까지. 이곳들은 여전히 소소하고 조용한 나의 공간이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나의 삶에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 02.
이 책에서 작가님이 말한 SNS를 하는 단계까지는 꾸준히 하고 있다. 다만 지금 내가 고민하며 차근차근 행동하고 있는 부분은 ‘수익화’이다. 지금까지 주로 쓴 글은 독서 감상문으로서 타인이 원하는 글이 아닌, 독자를 생각하지 않고 순전히 내 감정, 생각을 썼다. 하지만 이 글로는 수익을 만들 수 없다. 이 글은 전문적인 지식, 정보 또는 돈을 지불할 만한 감동 혹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이용하여 다른 우물 두 곳을 만들고 있다. 아직 진행 중이라 성과는 없지만 내 SNS 들이 그랬듯이 조금씩 나의 새로운 삶의 길을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책에는 N잡러가 되기 위한 방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삶을 살기 위한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담백하고 솔직하게 알려준다. 특히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친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나처럼 N잡러라는 프리랜서 생활을 꿈꾸는데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한 시점에서 자기계발 서적에 거부감을 가진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새로운 우물을 만들다 잠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