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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멧북 Jan 27. 2023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고양이. 당신을 사랑해요.


춥다. 퇴근하기 위해 사무실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다시 한번 옷을 여미고 1층으로 향한다.

어둠이 내린 거리에 요란하게 빛나는 간판들 아래로 몸을 웅크린 사람들이 어디론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 추워. 어서 가야지.” 몸을 웅크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 한 음식점 마당에 놓여있는 상자 안쪽에 눈을 감은 채 갓 만들어진 따뜻한 식빵처럼 앉아있는 고양이가 보였다.


“저 식빵은 뭐야? 귀여워.” 재촉하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식빵을 지켜봤다. 추운 날씨에도 눈을 감은 채 평온하게 누워있는 고양이가 부러웠다.


“춥지 않을까?”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다가가려다 발걸음을 멈췄다.


“나 때문에 깰 수도 있지.”


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내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나는 고양이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없네.” 홀로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는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조금 더 알고 싶다. 조금 더!”


평소에 “귀여우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알고 싶어!”


집에 도착하여 고양이에 대한 책을 찾아보던 중 강렬한 빨간색 배경의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이다.”


며칠 뒤 서점에 방문하여 고민 없이 결제했다.



# 01.

자신의 세상이 좁으면 최악의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타인의 지시와 계획대로 살아가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이런 삶이 편안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세상을 넓히려면 고통이 따르고 책임이 따른다.


고통과 책임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세상을 넓혀야 된다.



# 02.

고양이는 시대에 따라 인간들에게 다른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숭배의 대상이었고 많은 이들이 고양이를 따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떤 시기에는 인간들의 식량과 의복이 되기도 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이를 위해 많은 고양이들을 죽였다. 결국 인간은 쥐로 인해 페스트를 앓게 되고 많은 인간들이 죽었다.


인간들은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똑같은 실수를 한다. 이번에는 종교적인 이유였다. 결국 이번에도 많은 인간들이 죽었다.


고양이에 대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지나치게 생태계를 파괴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을 했다.



# 03.

오랜 시간 동안 먼 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상인들이 식량을 보호하기 위해 고양이와 함께 다녔고 그 결과 고양이는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살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전 세계에 살기 시작한 것이다.



# 04.

고양이는 과학자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뉴턴도 니콜라 테슬라도 그리고 몸속에 도청 장치를 숨긴 채 스파이 활동도 할 뻔했다. 하지만 우리의 ‘자유로운 고양이’들은 개와 달리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고 결국 스파이 활동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우주에 다녀온 ‘펠리세트’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도 있었다. 펠리세트 뿐만 아니라 우주에 가기 위해 훈련을 받은 고양이들도 존재했다. 자유로운 고양이들도 우주는 궁금했나 보다.(고양이들은 호기심을 참을 수 없지!) 책에 수록된 사진을 보면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 얌전히 있다.



# 05.

간혹 고양이들을 보면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상자 또는 장소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며 “신기하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몸이 젤리 같아!”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고양이의 몸이 유연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들은 인간과 다르게 쇄골이 다른 뼈와 연결되어 있지 않고 붕 뜬 채 근육에만 연결되어 있어 어깨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고 뼈의 개수도 242개로 성인 인간보다 36개가 더 많다. 그뿐만 아니라 근육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놀라운 유연성을 보인다. 그 덕분에 상자에도 잘 들어가는 젤리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 06.

인간과 다르게 고양이는 배가 부르면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처럼 ‘끼니’의 개념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비만인 고양이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음.. 사람들과 함께 살다 보니 인간처럼 되어버린 것일까?


아무렴 어때! 뚱뚱해서 바닥에 뒹굴뒹굴해도 좋아.



# 07.

고양이는 자신의 몸에 집중하여 몸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며 자신의 신체와 일체를 이루는 삶을 산다. 이런 삶은 인간에게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경우가 드물어 과식, 과음의 늪에 빠져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질병을 앓으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실 때 “아. 조금만 더 먹을까?” “아 딱 한 잔만 더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 멈추면 된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대로 살아가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퇴근길에 자주 만나는 고양이로부터 시작된 호기심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아주 전문적인 내용은 없지만 나와 같이 고양이를 좋아함에도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책에 수록된 고양이에 대한 풍부한 사진은 글을 더욱 몰입하여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양이에 대한 기초 상식에 대해 알고 싶거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나저나 내일 퇴근길에는 고양이를 볼 수 있을까? 조금 더 가까이에서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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