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멧북 Feb 01. 2023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쓰지야마 요시오

책과 독립 서점의 필요성에 대하여

일본 독립 서점 이야기.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보다 독서율이 높은 일본의 독립서점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후 책의 차례를 살펴보니 저자의 생각과 감정이 잘 녹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구매하여 읽기 시작했다.




# 01.

힘든 시기. 누군가의 말이 큰 힘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내심 그에게 감사하며 나중에 일이 잘 풀리면 꼭 선물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그런 기회가 왔을 때 그에게 선물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하지만 그는 본인이 그런 격려를 해주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쓰지야마씨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처럼 본인이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사소한 친절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친절할 필요가 있다.



# 02.

저자가 대형서점 매니저로 일을 하며 느낀 “자발적으로 일을 하도록 이끌면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개성적인 작업이 탄생한다.”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매뉴얼에서 지시하는 것만 한다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만 독창적인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면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03.

대형 서점과 같은 큰 조직에서 무력함, 체념을 느낀 저자가 작고 불안정하며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서점을 운영하며 얻은 자유에 대해 부러움을 느낀다.


지금의 나는 자유를 얻기에는 겁이 너무 많다.



# 04.

서점이라는 공간은 언제든지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는 너그러운 곳인 동시에 어떤 사상, 사건, 생각을 편향적으로 전달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점의 규모가 크더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들여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규모로 개인이 운영하는 독립서점인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주인의 취향, 사상들이 반영된 책들을 진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윤리적, 도덕적으로 옳은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책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독립서점을 이용하는 사람들 역시 특정 독립 서점만을 이용하기보다는 다양한 독립 서점을 방문하여 생각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앞으로는 단순하게 상품이나 편의성만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서점을 운영할 수 없다. 그런 것은 기본이며 앞으로는 자신만의 생각, 취향을 명확히 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본인이 관심도 없는 일을 열심히 하며 “나 좀 알아주세요.”라고 말하면 정말 바보가 되어버리는 시대가 되었다.



# 05.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효율성만을 강조한다. 하지만 효율성을 따질수록 사람들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생각이 단순해진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사람들이 독서를 멀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다양성이 사라지고 생각이 단순해지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없다. 인간이 인간다움을 포기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 06.

시스템의 효율성을 위해 자신의 감정, 인간다움을 자발적으로 희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러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희생의 결과는 ‘망가진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동시에 매일같이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발버둥이 ‘지금보다 나은 삶’의 길로 이끌어 준다고 믿는다.



# 07.

“지금 읽고 싶은 책을 사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말했듯이 책을 구매한 뒤 읽지 않아 책장에 꽂혀있는 경우가 많다. 언뜻 보면 읽지 않고 꽂아만 두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느 날 책장에 꽂혀있던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책은 꼭 지금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읽지 않고 책장에 얌전히 꽂혀 있는 책들은 이미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며 미래의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은 구매했던 것 중에 읽는 것이다.



# 08.

“무엇인가 다 아는 듯이 특권 위에 떡하니 버티고 앉아 있고 싶어질 때 (중략) 다 안다고 생각하는 오만함에 몸을 맡기기보다 무기력하게 허탈한 상태가 되더라도 나의 두 발로 한 걸음 내닫는 편이 낫다. 진정한 공감은 나의 한 걸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므로.(p.106)”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직접 경험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특권에 노출이 되면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하기 힘들어진다. 항상 그것을 명심하며 삶을 살아가길 희망한다.



# 09.

노동이란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ㅇ가단다는 것 자체가 노동이라는 그의 말에 공감한다. 지금 당장 일. 그러니까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숨을 쉬며 살아가는 노동을 하고 있으니 자신을 괴롭히거나 학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하루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며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 10.

“나날이 변화하는 하루도 즐겁지만 나에게는 정해진 틀 속에서 작은 변화를 포착하는 일상이 잘 맞는 것 같다"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부터 자기 계발에 대한 책, 영상들이 쏟아지며 정해진 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리석은 인간들이라고 여겨졌고 끝없는 혁신으로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그런 삶을 원하거나, 어울리는 사람에게는 괜찮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정해진 틀 속에서 작은 변화를 포착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렇다고 저자처럼 살아갈 용기 또한 갖고 있지 않다.



# 11.

인간이 책을 손에 쥘 때 느끼는 순수한 마음의 움직임이 좋고 지금 보다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길 바라며 책을 손에 쥔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이거 완전 내 생각 하고 똑같아!”라며 웃었다. 국적, 나이는 달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발견하면 기쁘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그 이유를 저자가 말해줘서 고마웠다. 단순하게 다른 사람에게 똑똑하게 보이기 위해서, 더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가 아닌 지금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책을 구매하고 읽는다.



# 12.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끼는 인생이 현실적인 고생을 안고 사는 인생보다 가벼울까 (중략)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계속 지켜보다 보면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만나게 될까. 모르긴 해도 우리처럼 인생이 미심쩍은 사람들은 빤히 잘 아는 지루한 자신과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p.141~142)”



# 13.

코로나로 인해 증오가 증오를 낳고 체념, 냉소적인 말들이 넘쳐났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사람들이 각종 물품을 사재기하는 모습을 보며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과의 단절은 인간을 멍들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어떤 방법으로든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14.

서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책이 꽂혀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차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문장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독 지친 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점에 방문하면 긴장으로 인해 경직되었던 몸이 스르르 풀리며 몸에 온기가 생겨난다. 딱히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책은 고요하게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



# 15.

단순히 인간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저자의 말처럼 마음을 위로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없어도 되기는 하지만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것들. 그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나에게 이런 요소는 커피와 책이다.


특히 책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알려주기도 하고 경험하지 못한 인간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를 통해 우리가 더 나은 인간이 되도록 도와준다.




처음에 기대했던 일본 독립 서점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책과 서점 그리고 인간에 대한 저자의 고유한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고 이를 통해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와 책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생각과 지역 독립 서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서점에 방문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