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 30. 역술가, 샤샤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by 김비실
샤샤.jpg k주

※ 이 인터뷰는 사주나 타로에 대한 신념을 강요하거나 미신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단지 한 사람이 어떻게 삶의 단서를 찾고 자신의 길을 찾아갔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이야기입니다.


30번째 인터뷰이는 사주와 타로를 보는 역술가, 샤샤 님입니다.


목차

1. 인물소개

2. 어쩌다 여기 : 역술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3. 오늘 여기의 나 : 힘든 사람을 위로하고 싶은 역술가

4. 삶에 대한 평가

5. 후회하는 일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6. 기타질문

7. 자기PR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8. 마침


샤샤캐릭터.jpg

이름(별명) : 샤샤

나이 : 30대

성별 : 여성

학력 : 대졸 / 순수미술

경제력 : 현재는 벌어둔 돈으로 살고 있고, 용돈 벌이 정도만 하는 중




1. 인물소개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 나이, 성별(성 정체성)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여성, 샤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역술가이자 타로리더입니다. 대학에서는 순수미술을 전공했고, 지금은 네이버 엑스퍼트라는 플랫폼에서 사주와 타로를 보고 있습니다. 사주&타로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 됐습니다.


(경제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는 벌어둔 돈으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엑스퍼트로 정산되는 건 진짜 아껴 써야 하는 용돈 정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2. 어쩌다 여기 : 역술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 샤샤 님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사주를 공부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전공이 순수미술이었다고 하셨으니 원래부터 역술을 하려던 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역술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사주를 처음 접한 건 고등학생 때였어요.

저는 고등학교도 미술고등학교 나왔어요. 전공은 동양화였고요. 보통은 2학년 여름방학쯤 전공을 정하는데, 저는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동양화를 시작했어요. 남들보다 훨씬 빨리 전공을 정한 셈이죠.


(어떤 이유에서 동양화를 선택하신 건가요?)


저는 먹 냄새가 좋았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시작했는데, 그럼 잘해야 하잖아요? 저는 학원도 열심히 다니는 모범생이었거든요. 그런데 시험을 못 보는 거예요, 늘.


맨날 시험을 보면 뒤에서 일등 아니면 두 번째였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죠. 그래도 열심히 했어요. 학원에 실력이 좋은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한테 잘 보이고 관심받고 싶어서 더 열심히 했어요.


그림을 잘 그려야지 관심을 받을 수 있는데 그림도 못 그려, 성적도 안 나와. 결국 고3 때 수시도 다 떨어져. 근데 그림 정말 못 그리는데, 수능 성적 좋아서 좋은 학교에 붙은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동양화를 1년밖에 안 했고, 나는 동양화만 3년을 했는데 다 떨어지고 있으니까 이 길이 아닌가 했어요.


결국 마지막에 뭔가 깨달음이 왔는지, 원하는 대학에 정시는 붙었지만요. 선생님들도 저보고 ‘기적’이라고 할 정도였어요.


(그때 마음 고생을 하시면서 사주를 접하신 거군요.)


네. 수시 떨어졌을 때 너무 힘들어서 인터넷 사주 같은 걸 보기 시작했어요. 당시 본 사주에 ‘노력해도 결실이 없다’ 이런 말이 있었는데, 그게 이상하게 너무 나한테 맞는 말 같았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사주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 보통 많은 사람들이 사주는 재미로, 혹은 힘들 때 일회성으로 보는데, 어쩌다가 파고들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하는 대학을 갔는데,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인터넷 사주에서 왜 나한테 결실이 없다고 했을까?

그때 당시에 대학로 근처의 사주 카페가 유행이었거든요. 그래서 학교 앞에 있는 사주 카페에 갔어요. 거기 사주 선생님이 저한테 “남자 복 없다, 이혼 두 번 한다, 결실이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결실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정말 그런가 싶은 생각도 들고, 또 남자 복이 없다는 이야기는 어느 사주 카페를 가든 다 똑같이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사주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별로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을 거 같아요.)


저는 그게 싫었어요. 왜냐면 저희 부모님 사이가 안 좋으셔서, 저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근데 어디를 가든 남자 복 없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너무 스트레스였죠. 물론 실제로도 연애운이 좋지는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스스로 무덤을 팠던 거고, 어릴 때 트라우마로 인해 마음이 아팠던 거지, 연애를 하면서 정말 크게 나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 제가 들었던 이야기와 제 인생으로 직접 맞는지 시험을 해보면서 사주 공부를 하게 됐어요. 생각보다 사주가 잘 맞아서, 스스로 시험해보면서도 꽤 놀랐답니다.


하다 보니, 주변 친구들의 사주도 봐주게 되고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제발 돗자리 깔아! 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소리를 들었고 실제로 돗자리를 깔게 됐죠.


(내가 들은 이야기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스스로 공부하고, 그게 쌓이다 보니 전문가가 되신 거군요.)


• 그럼 타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타로는 대학 들어가서 알게 됐어요.

그땐 이성 문제가 제일 중요한 시기잖아요. 언니가 타로를 좋아해서 따라 하다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처음엔 언니한테만 봐달라고 하다가, 자꾸 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보이기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들은 좋아하는 걸 그냥 좋아하는 데서 멈추는데, 샤샤 님은 좋아하면 파고 들고, 끝을 보는 스타일이신 것 같아요. 그게 저는 진짜 멋진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3. 오늘, 여기의 나 : 힘든 사람을 위로하고 싶은 역술가


• 샤샤님께선 사주와 타로를 보신다고 하셨는데요. 사주는 우리 문화에 스며들어 있는 반면, 타로는 낯설게 느끼는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타로에 대해서도 조금 설명을 해주신다면?

78장의 다양한 키워드와 메시지가 상징적으로 그려진 타로카드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점술적인 도구랍니다.


일단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일단 일반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볼게요.


먼저 제가 생각하는 타로의 장점은 내가 가진 고민이 뭔지 정확히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A직장과 B직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가 타로를 봐요. 그런데 카드에서는 A가 더 좋다고 나오는 거죠. 이때 내가 기쁘지 않고 오히려 B를 선택하지 않은 게 아쉽게 느껴진다면, 사실 내 마음은 이미 B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거예요.


음식 고를 때도 그렇잖아요. 누가 "이거 먹자" 했을 때 순간적으로 "아닌데 그거 말고 다른 거 먹고 싶었는데…" 싶은 마음이 올라오면, 그게 진짜 내 마음이었던 것처럼요.


연애 관련 질문도 자주 들어와요. 예를 들어서 “그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셨다고 할 게요. 카드가 “다시 만나지 말래요”라고 말하면, 말로는 “뭐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이에요.” 하시던 분도 순간 표정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럼 사실은 만나고 싶었던 거죠.


그렇게, 타로는 내가 잘 몰랐던 진짜 마음을 마주하게 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게 타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진짜 마음을 직면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라는 거군요.)


제가 생각하는 타로의 가장 첫 번째 장점은 그렇습니다.


(두 번째 장점이 또 있나요?)


이건 조금 미신적인 이야기로 빠질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그럴 의도가 없다는 걸 먼저 밝히고 말씀드릴게요.


저는 어릴 적부터 가위눌림이나 악몽을 자주 꿨어요. 언니도 그렇고요. 아버지 때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것이에요. 좀 아시는(?) 분들은 신줄이 내려온 것 아니냐 라는 말씀도 하지만 저도 잘 모르겠네요.[웃음] 하여튼 소위 말하는 약간의 신기가 있었다고 할까? 그 때문인지 타로를 보면 가까운 미래를 볼 수 있어요. 제가 느끼기에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사이의 아주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는 거의 맞힐 수 있더라고요.


“오늘 알바 면접 보는데 붙을까 안 붙을까?” 카드를 보니까 안 붙는다 나와요. 그럼 진짜 안 붙어요. 언니가 “회사 동기가 이직 면접 보는데 될까?” 물어봐서 카드 읽어줬는데 안 될 거라고 했더니 진짜 안 되고요. 이건 민감한 내용이지만 투표의 결과도 맞춘 적이 있답니다.[웃음]


그런 식으로 저는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요.


(이 일을 하시는 샤샤 님 본인이 타로를 안 믿는다면, 누가 샤샤 님한테 타로를 봐달라고 하겠어요? 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닌가 싶어요.)


• 그렇다면 현재 샤샤님의 일상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나요?

아침 10시 반쯤 일어나요. 일어나면 제일 먼저 집 청소를 해요. 예전에는 진짜… 너무 더럽게 살았거든요. 친구들이 집에 오면 "여기 어디 앉아야 돼?" 이럴 정도였어요. 근데 사주가 바뀌고, 대운이 바뀌면서 저도 좀 깔끔해졌달까요. 요즘은 청소 안 하면 찜찜해서 못 버티겠어요.


그리고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서, 애기 밥 먹었는지, 물은 잘 마셨는지, 화장실은 깨끗한지 한 바퀴 돌아보고요. 그다음엔 공부를 해요.


(어떤 공부를 하시나요?)


컴활(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 공부요. 엄마가 자꾸 “너 그렇게 살면 안 된다”면서 컴활 따라고 하셔서요. 사실 흥미는 전혀 없어요. 진짜 눈이 다 죽을 정도로 재미없는데, 그래도 엄마가 걱정하니까 그냥 하겠다고 했어요. 신촌 가서 공부하고 오기도 하고요. 집에 있으면 도저히 안 하게 돼서 강제로 나가는 거죠. 제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엄마 마음을 생각해서 하고 있어요.


사주 공부는 따로 책을 펴고 하지는 않고, 유명한 연예인이나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경연 프로그램에 나오는 친구들의 사주를 보고 혼자 예측하며 놀기도 해요.


공부하고 밥 먹고 나면 운동하러 가요. 운동하고 와서 씻고 기타를 쳐요. 제가 대학 때 밴드를 했거든요. 되게 열심히 했고, 앨범을 만들자, 데뷔하자 여기까지 갔었는데 무산됐죠. 그래도 그때 감정이 아직 남아 있어서 요즘도 노래 만들고 있어요. 그냥 언젠간 꼭 다시 밴드를 하고 싶어요. 그러다가 저녁 5시쯤 되면 밥 먹고, 지인 소개로 사주 신청하시는 분이 있으면 사주를 봐드려요. 그렇게 하루가 끝나요.


• 인터뷰 시작 전에 현재는 심적으로 지쳐 사주 일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샤샤님께서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점일까요?

사주든 타로든 결국 사람 간의 대화잖아요. 그걸 제가 적당히 걸러야 하는데, 아직 잘 안 돼요. 상대가 나에게 주는 에너지를 적당히 걸러내야 하는데, 안 좋은 에너지까지 전부 다 받아들이고 내 에너지를 쏟게 되더라고요. 스스로 컨트롤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워요. 그렇지만 계속 그렇게 살 순 없으니 극복하려고 나름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반대로 이 일을 하면서 즐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누군가가 “감사하다.”고 말을 해줄 때요.


(샤샤 님과의 대화를 통해 위로를 받은 분들이 고마움을 표할 때 감동을 받으시는 군요.)


네. 사실 그것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있어요.


저는 인생이 너무 힘들었을 때, 그 시기를 혼자 이겨내야 했거든요. 사주적으로도 시기가 안 좋기도 했고, 주변에 예쁜 말을 해주거나 위로를 해주는 친구들이 없었어요. 오히려 안 좋은 선택을 하게끔 하는 경우도 있었고, 가족도 그땐 파탄 지경이라 말할 수 없었어요. 진짜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 겨우 올라온 거죠.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내가 뭔가 대단한 건 아니어도,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는 아주 작은 힌트라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너무 뿌듯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가장 기쁘고 좋습니다.




4. 삶에 대한 평가 – 나, 그리고 타인


• 현재 본인의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저는… 음, 불만족스러웠지만 그 시기조차도 결국 만족으로 가는 발판이었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는 꽤 괜찮았다? 뭐, 바보 같았던 시기도 있어야 ‘아 내가 그때 바보였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잖아요.

제가 일기를 자주 쓰거든요. 2023년에 쓴 일기를 보면 ‘넌 이제 바보 아니다. 드디어 벗어났다.’ 이런 말을 제가 저한테 써놨어요. 근데 2024년에 똑같은 문제로 또 ‘아 바보야, 바보!’ 이러고 있더라고요. [웃음]


그래도 이제는 내가 왜 바보인지, 어디서부터 그런지 조금은 알겠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래 이 정도면 됐다. 만족한다. 뭐 더 말하겠어요. 딱 그런 느낌이에요.


•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한다면 어떤 식으로 평가하거나 또 할 것 같나요?

일단 부모님은 걱정이 많으세요. 아무래도 좀 더 일반적인 길을 갔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안 그러고 있으니까요. 또 저희 부모님이 나이가 좀 있으세요. 늦게 결혼하신 편이거든요. 부모님 친구분들은 이미 손주 손녀 다 봤는데, 언니랑 저는 결혼도 안 하고 있으니까 부모님 입장에서는 좀 아쉬우실 것 같고, 저도 그게 죄송하죠.

그리고 친구들은 저를 멋지게 봐주는 친구들도 있고 그냥 별 생각 없는 애들도 있고.


(혹시 샤샤 님을 전혀 모르는 타인은 샤샤 님을 어따ᅠ갛게 볼 것 같으세요?)


아마 ‘의외다’라고 할 것 같아요. 몇몇 분은 사주 그거 뭐 어디 유튜브 보고 대충 배운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것 같기도 해요. 또 몇 분은 대단하다 어떻게 그런 걸 배웠어? 라고 생각하실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소수겠지만 개중에는, ‘쟤 혹시 사이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요. 제가 워낙 인간의 내면이나 정신적인 것……, 이런 것을 좋아하다 보니 말을 좀 의미심장하게 할 때가 있나 봐요. 게다가 사이비 분들이 사주나 타로 봐준다고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들 해서……. 많이는 아니고 두 번 정도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답니다. 그때의 기억이 강렬해서 한번 말해 보고 싶었어요.(웃음)


(그런 시선이 실제 일할 때도 영향을 미치나요?)


네, 특히 사주에서요. 물론! 제가 사주를 보는 걸 알고 오시는 내담자 분들은 당연히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세요. 그러나 사석에서 만난 분들이 제 직업을 알고 나면 꽤 무례하게 구는 경우가 있답니다. 다짜고짜 “그럼 내 거 한번 맞춰봐!” 하는 일도 왕왕 있어요.


그래서 사주를 봐드리려고 하면, 아무런 정보도 주려고 하지 않아요. 놀랍게도 이건 꽤 자주 있는 일이랍니다.


(‘네가 맞춰봐’ 이런 태도요?)


네, 딱 그거요. 사주는 통계학이에요. 생년월일시(*사주)를 받아서 그 사람 인생의 전반적인 흐름을 읽는 거예요. 어느 해가 힘들었고, 어느 해가 좋았는지를 들어야 이 기운이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해석할 수 있거든요. 진짜 고수인 선생님들은 내담자의 말을 듣지 않고 사주만 받아 봐도 알 수 있는 분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아직 그 경지까지는 아닌가봐요.[웃음] 물론 “이때 좀 힘드셨을 것 같은데?” 정도는 알 수 있지만 가장 좋은 건 내담자의 대화를 통해 인생을 면밀하게 함께 살피면서 정말로 필요한 기운이 뭔지를 차근차근 찾아야 해요. 음… 적어도 저는 그렇게 하는 편이에요.


근데 좀 저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아예 말을 안 해요.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런 태도면 저는 그냥 솔직하게 말해요. 알려주셔야 한다고. 사주는 원래 그런 거다. 진짜 다 때려 맞추는 점괘를 듣고 싶으시면 당집 가시라.

(그런 분들을 계속 만나오다 보니, 아무래도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날 평가절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시게 된 거군요.)


네, 맞아요.


• 혹시 샤샤 님을 평가하거나 평가할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믿어봐 달라. 나 걱정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거나, 인터넷에서 찔끔 배워서 사주 보는 시늉하는 거 아니니까, 한 번 믿어봐 달라. 최대한 도움이 되게 노력하겠다.


•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신 가요?

제가 문신이 조금 있어요. 그런데 문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여러 일들이 있다 보니까, 문신 있는 사람은 항상 스스로의 인생을 증명해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제 인생 전체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하는 일은 서류를 내밀어서 증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남의 인생에 대해 뭔가 말하려면 적어도 나부터가 도덕적으로,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소하게는 무단횡단을 안 하는 것부터요.


사실 제 안에도 선하지 못한 면들이 있어요. 살다 보면 그런 어두운 면들이 언젠가는 튀어나올 수도 있겠죠. 이미 제 마음속에 스며든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잘 달래주고, 나를 다스리면서 살고 싶어요.

그렇게 꽤 괜찮은 사람으로, 멋있게 살면서 돈도 벌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렇다고 돈이 1순위는 아니에요. 저는 올바르게 사는 삶이 1순위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사주도 적당히 보고, 음악도 적당히 하고, 뭔가 하나에 불태우듯 몰입해서 정신을 갈아 넣는 그런 삶보다는, 에너지를 여기저기 적당히 분배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예요.




5. 후회하는 일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있을까요?

좀 더 학교 열심히 다닐 걸, 공부 좀 할 걸, 이런 후회가 남아요. 공부하려고 대학을 간 거였잖아요. 안 갔으면 또 몰라요, 근데 가놓고는 학교도 잘 안 가고, 음악 하고, 술 마시고, 밤새 놀고 학교 가면 잠만 자고 그랬거든요.


(낭만뿐이었네요!)


너무 낭만이었죠, 진짜… 낭만의 치사량. 정말 과했다 싶어요.

그때 학교에서 좀 더 배워둘 걸 싶어요. 지금은 어디 가서 누가 제대로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동양화과 나왔다고는 하는데, 사실 제가 지금 쓰는 스킬들 대부분은 고등학생 때 익힌 거예요. 대학교 땐 학교를 너무 안 가서 졸업도 겨우 했어요. 그게 좀 아쉬워요.

• 반대로 내가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까요?

음… 유튜브를 했던 거요.


지금은 접긴 했는데, 제가 생각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과학도 되게 좋아해요. 과학 이론 같은 거 공부하는 걸 되게 좋아해서,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나만의 시선들이 좀 생겼죠.

웃기죠? 사주, 타로 보는 완전 미신충인데 과학 좋아한다니까. [웃음] 막 “오늘은 빨간 팬티를 입어야 돼!” 하면서 유사과학 끝판왕인 주제에, 과학을 좋아한대요.


아무튼 그때 나만의 생각들을 나누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는데, 구독자가 4천 명 넘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저한테 상담 요청도 들어오고요.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변을 해주는 것 까지는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저를 과하게 믿는 분들이 생겼어요. 샤샤님이 하는 말대로“만”하겠다. 라면서요.


저는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나는 신도 아니고, 어디 정식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심리나 철학, 과학 같은 것들), 그냥 제 생각을 말한 것뿐이거든요. 근데 막 사람들이 “너무 맞는 말이에요!” 이러면서 동조해줘요.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은데 또 한편으로는 무서운 거예요. 이게 혹시 내가 잘못된 영향력을 주는 건 아닐까 싶어서.


처음엔 댓글로 질문에 답하다가 너무 기가 빨리니까 ‘차라리 돈을 받고 하자’ 싶었어요. 돈을 내면 사람들도 고민을 진지하게 물어보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근데 제가 잘못 생각했더라고요.


(돈을 내더라도 샤샤 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이 많았군요.)


맞아요. 저는 그냥 친구처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아닌 사람들이 많다는 걸 몰랐어요. 되게 시달려야 했지만 그래도 그 경험 덕분에 알게 됐어요.


아, 내가 말하는 재능이 있구나. 나는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다만, 나는 ‘그만!’ 하고 끊는 걸 잘 못하는구나.


(채널은 결국 어떻게 하셨어요?)


삭제했어요. 엄마는 너무 아까워하셨죠. 근데 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샤샤님에게는 그게 본인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군요.)


네, 저도 좀 아깝다고는 생각해요. 사실 그런 사람들 많은데, 적당히 무시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걸 못해서 결국 그냥 삭제해버렸으니까. 그래도 그 경험 덕분에 제 성향을 더 잘 알게 됐고, ‘내 생각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구나’, 이런 걸 확인하면서 ‘이걸 직업적으로 발전시켜도 되겠다’는 확신은 얻었어요.




6. 기타 질문


• 2030 공통질문입니다. 결혼, 하고 싶으신가요?

네, 하고 싶죠!


(어째서 하고 싶으신가요?)


아 근데 또 이렇게 말로 하니까, 꼭 하고 싶냐고 하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웃음]

뭔가 그냥 한국에서는 누군가랑 오래오래 살고 싶으면 결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잖아요. 제도적으로 그런 풍습이 있으니까. 그래서 저도 결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누군가와 깊은 유대를 맺고 평생 함께 살아기 위한 방법으로 ‘결혼’이라는 걸 선택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하고 싶다는 거네요. 결혼 자체가 막 너무 하고 싶다! 이런 건 아니고요.)


맞아요. 그냥, 예를 들어 ‘얘랑 오래 살고 싶다’ 생각했는데 결혼을 안 한 상태다? 그럼 주변에서 다 이상하게 보잖아요. 그런 시선이 있으니까요.


• 그렇다면 출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사실 지금 고양이를 아들처럼 키우고 있거든요. 그런데 고양이도 이렇게 신경 쓰이고 걱정되는데 사람이면 얼마나 더 힘들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또 엄마가 되려면 정신적으로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아이도 행복하게 클 테니까.


근데 제가 가정사도 그렇고, 좀 힘든 일들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만약 아이가 내 부정적인 성향이나 어떤 유전적인 걸 물려받으면, 내가 그걸 잘 끌어안고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솔직히 그런 게 좀 무섭기도 해요. 물론, 막상 아이가 생기면 또 어떻게든 해내야 하겠지만요.


(육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있지만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마음은 확실히 있는 거군요.)


맞아요. 그 생각은 큰 것 같아요.


• 샤샤 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음… 너무 각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예를 들어, 30대가 되면 연애도 연애지만, 그 나이쯤 되면 회사 다니고, 전셋집이라도 마련하려면 경제적으로 안정이 돼야 하잖아요. 그게 안 되면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내가 이 사람과 계속 함께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서로 만나서 잘 사는 사람들은요, 편의점 알바든 쿠팡이든 뭐든 하면서라도 ‘이 사람이랑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거든요. 근데 우리 사회는 결혼이라는 걸 ‘가문끼리의 결합’으로 보잖아요. 나 혼자만 괜찮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시댁이나 처가 쪽에서도 ‘저 사람 괜찮네’라고 해야 하니까.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없고, 스스로도 ‘나는 조건이 안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월 200만 원 버는 것도 진짜 대단한 거거든요. 매일 출근하고, 상사한테 뭐라 듣고도 참고 일하는 것도 정말 힘든 일이고요. 그런데 인터넷이나 사회 분위기에서는 그게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하잖아요. 그래서 다들 자기 스스로를 쓰레기라고 느끼고, ‘이걸 누가 만나주겠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7. 자기PR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어필하고 싶은 게 있나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꼭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반지의 제왕.png

의외로 안 본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해리포터는 다들 보는데. 물론 해리포터도 사랑합니다. 진짜 모든 판타지를 사랑하는 사람이긴 한데요, 둘은 결이 다릅니다.


해리포터가 엔터테인먼트라면 반지의 제왕은 역사예요. 세계고, 지식의 보고고, 모든 게 다 그 안에 있어요. 하 근데 또 해리포터가 역사가 아니냐? 그러면 그것도 이마 짚게 되네요. 아무도 제게 그렇게 반문 하지 않았지만…. 하하.


한번 보기 시작하면 인물들의 변화, 세계관의 탄탄함, 톨킨의 작가적 능력, 그리고 피터 잭슨 감독이 그걸 어떻게 미장센으로 완벽하게 살렸는지—그게 진짜 장난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그래요. 무조건 봐라. 진짜 재미없으면 2편부터 봐라!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 마침


• 혹시 오늘 인터뷰 소감 여쭤봐도 될까요?


질문이 진짜 중요하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그런 말을 했어요. 질문을 할 땐 자기가 뭘 궁금해하는지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고.

오늘 작가님이 해주신 질문들도 그런 면에서 되게 좋았어요. 단순히 “사주는 뭐예요?” 이런 게 아니라 생각할 거리 있는 질문을 던져주시니까 저도 얘기를 잘 풀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제가 막 의식의 흐름대로 얘기해도 그걸 딱 정리해서 다시 모아주시더라고요. 제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은, 여기 ] 29. [모태솔로] 배우, 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