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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길 Feb 01. 2022

전철에서 만난 콩쥐 9

전철에서 만난 콩쥐 9

서둘러 달려들던 여자

손으로 입 가리는 일에 익숙한 듯

손가락 틈과 입김 틈

나오는 말소리마다

찬 숨결에 제 힘을 잃다


한번 눈맞춤엔 한번 사랑이지

가만

깊숙이 쉬고 싶어

세 번 엇기침

아니 울먹임이 입술에서 떤다


후후

나도 저들처럼 하고 있어

젊잖히 눈도 감았다 뜨고

잘 봐

숨죽인 전철 소리

멈춘 세상


일어서는 여자 손이 하얬다

흔들리는 손바람

흔들리는 숨소리


미안

이제 그만 봐

가야 돼

나는 나

그냥 너는 너일 뿐


삶이란 헤어지는 연습인가

다투며

안으며

그러다 슬며시 사라지는 연습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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