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차림새 소녀가 탔다.
가방에 신주머니에 80kg 족한 두툼한 옷차림,
전철 문을 가득 가리고 천천히 뒤돌아선다.
살아온 나날보다 살들이 많아 보이는 소녀.
그 뉘 시선에도 그 어떠함을 느끼지 못하는 소녀는 체념한 듯,
눈을 자주 감는 것에 익숙한 듯 눈감은 옆얼굴이 평온해 보였다.
세상살이 원하는 대로 있기 위해 좀 더 졸음 곁에 가 있어야 하는가?
무엇이 그 소녀를 살게 할까?
먹는 맛
숨쉬는 맛
가족 맛
친구 맛
아니면 처음 느끼는 하나 의미를 세우는 맛?
나또한 어떤 맛과 그 멋이 세상을 살게 할까?
소녀 것과 내 것 차이란,
하늘과 땅 사이를 달리는 전철 안에선
아무리 휘둘러 봐도 그 차이란 없었다.
그렇다, 없고 또 없을 것이다.
내 멋이란 전철에서 보이는 것이 소녀처럼 꼭 반인 것을.
멋이란 우리 움직이는 것, 그 또 반인 것을.
그리고 다음 나머지 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다니는 것을.
우리 모두 서로 같지 않으니 서로 반씩 차지하고 있는 것을.
서로 반의 반의 반반, 제 것이 있는 것을.
그것이 멋인 것을.
지금 차창 밖, 저 하늘을 쪼개고 나면 나만 남을까?
아니면, 눈물만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