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만난 콩쥐 10

by 김봉길

교복 차림새 소녀가 탔다.

가방에 신주머니에 80kg 족한 두툼한 옷차림,

전철 문을 가득 가리고 천천히 뒤돌아선다.

살아온 나날보다 살들이 많아 보이는 소녀.

그 뉘 시선에도 그 어떠함을 느끼지 못하는 소녀는 체념한 듯,

눈을 자주 감는 것에 익숙한 듯 눈감은 옆얼굴이 평온해 보였다.


세상살이 원하는 대로 있기 위해 좀 더 졸음 곁에 가 있어야 하는가?

무엇이 그 소녀를 살게 할까?

먹는 맛

숨쉬는 맛

가족 맛

친구 맛

아니면 처음 느끼는 하나 의미를 세우는 맛?

나또한 어떤 맛과 그 멋이 세상을 살게 할까?

소녀 것과 내 것 차이란,

하늘과 땅 사이를 달리는 전철 안에선

아무리 휘둘러 봐도 그 차이란 없었다.

그렇다, 없고 또 없을 것이다.


내 멋이란 전철에서 보이는 것이 소녀처럼 꼭 반인 것을.

멋이란 우리 움직이는 것, 그 또 반인 것을.

그리고 다음 나머지 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다니는 것을.

우리 모두 서로 같지 않으니 서로 반씩 차지하고 있는 것을.

서로 반의 반의 반반, 제 것이 있는 것을.

그것이 멋인 것을.

지금 차창 밖, 저 하늘을 쪼개고 나면 나만 남을까?

아니면, 눈물만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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