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격과 핑계

by 김봉길

충격이란 아직 익숙하지 못한 상황에 갑작스레 눈을 뜬 경우라 표현한다면, 그랬다, 충격이란 기쁜 일과 슬픈 일, 그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서 충격처럼 느끼는 지금은 그저 멍할 뿐이다. 미리 다짐을 단단히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발자국 옆에서 보는 나는 내 일이 아닌 그저 남의 일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슬픔도 기쁨도 아닌 걸 보고 뭐라고 하는 줄 아나요?

응, 그거?

슬쁨이라고 하지 뭐.

아님, 기픔이라 하든지.

그럼, 체념과 희망이 섞이면 뭐가 되죠?

한 번은 체념했다가 그 다음은 뭘 기대하죠.

지나가는 거 모두 체념하며

뭐 다른 게 다가오길 기다리겠죠.

그 다른 걸 내 것이라며 만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수없이 반복되고 나면

섞이는 거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체념도 희망도 슬픔도 기쁨도 구분하는 게 싫어지죠.

기쁜 체념이 된다고요?

뭐 그래도 상관하지 않아요.

나와 상관없는 단어들 같으니까요.


핑계를 위해 억지 질문과 억지 대답을 만들었다. 충격 그 다음엔 비겁한 인간의 속성이 나타나는 일. 아마 그래서 다음 시간을 쉽게 기다릴 수 있는가 보다.


이전 01화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