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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이해가 브랜딩의 핵심 2 <브랜딩의 정석>

시장을 이해해야 브랜딩이 보인다

by 김민규

시장 이해는 브랜딩 과정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기업이 이 과정을 간과하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로,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기 어려운 ‘분석’과 ‘조사’ 과정에 투자하기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이미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소비자의 욕구 또한 순식간에 이동합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시장 조사를 생략하면,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동떨어진 브랜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효과적인 브랜딩은 시장 조사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시장 조사에는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정보가 모두 포함됩니다. 정량적 데이터로는 네이버 데이터랩, 카카오 트렌드, 구글 트렌드 등에서 제공하는 키워드 검색량, SNS 해시태그 빈도, 각종 리서치 기관의 통계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소비자의 현재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주제나 상품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라는 키워드가 급상승 중이라면, 이는 사람들이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취미 수준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 문화 트렌드가 될 가능성을 시사하죠.


하지만 정량적 지표만으로는 시장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왜 사람들이 홈카페에 관심을 두는가?’에 대한 이유를 알아야 하고, 그 이유는 종종 소비자의 심리나 감성,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성적 정보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홈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SNS 계정을 살펴보거나, 관련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모니터링하는 방법, 혹은 직접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경험을 알아내는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얻어낸 정보가 쌓일수록, 단순히 ‘홈카페 키워드가 유행이다’라는 사실을 넘어, ‘어떤 분위기와 감성을 추구하는가?’ ‘집이라는 공간에서 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게 되었는가?’ 같은 맥락적인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시장 조사로부터 얻은 인사이트는 브랜딩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나침반이 됩니다. 특히, 성공적인 브랜딩은 흔히 말하는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나 UBP(Unique Brand Proposition)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는 시장에서 소비자가 이미 익숙해 있는 브랜드나 제품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차별화 요소’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수많은 커피 브랜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홈카페라는 트렌드를 공략하려 한다면, 단순히 ‘원두가 맛있다’라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대신 ‘집에서도 카페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내세운다면,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짚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시장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브랜딩 전략이 됩니다.


브랜딩은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완성됩니다. 이때 가치의 종류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편리성, 품질, 감성, 소속감, 자존감 상승 등 소비자가 원하는 ‘무엇’이라면 모두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치는 시장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소비자의 진짜 니즈, 혹은 아직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맞닿아 있어야 합니다. 만약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가치 제공의 방향이 소비자와 어긋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브랜딩 = 가치의 전달’이고, 그 가치는 시장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죠.


또한, 시장 조사 과정에서 경쟁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슷한 시장을 노리는 경쟁 브랜드들은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 그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와 경험은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시장의 공백 지점을 찾아낼 수 있고, 소비자들이 아직 완전히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 트렌드를 노리는 경쟁 브랜드가 이미 ‘프리미엄 원두’와 ‘감성 패키지’를 앞세우고 있다면, 우리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다른 감각 요소를 강조하거나, 홈카페를 위한 인테리어 아이디어 제공, 혹은 좀 더 경제적이면서도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모색할 수 있죠.


이처럼 시장 조사는 브랜딩의 시작점일 뿐 아니라, 브랜딩 활동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의 반응이 예상과 다를 때, 우리는 다시 시장 데이터를 살펴보고, 그 속에서 원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혹시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는지, 혹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또 다른 방향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죠. 이렇게 시장 조사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브랜딩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고, 소비자와의 접점도 더욱 다양해집니다.





결국, ‘시장을 이해해야 브랜딩이 보인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면,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포지셔닝, 목표로 하는 소비자층, 그리고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까지 명확해집니다. 반면, 시장 이해가 부족하면, 수많은 아이디어 중 어느 것이 효과적일지 알 수 없고, 노력과 예산을 낭비할 위험이 큽니다. 브랜딩을 해오면서 수도 없이 보아왔던 실패 사례가 바로 이 문제에서 기인했습니다. ‘우리 제품이 최고다’라는 당사자만의 확신으로 밀어붙이다가, 소비자에게는 전혀 공감되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브랜드가 허다했습니다.


시장 조사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작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사는 브랜딩을 튼튼하게 지탱하는 기둥이 됩니다. 소비자를 ‘느낌’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직관,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조합해야 합니다. 그렇게 얻어진 통찰이 브랜드 전략의 초석이 되고, 이후 전개되는 디자인, 광고, 이벤트, 콘텐츠 기획 등 모든 브랜딩 활동에 일관성을 부여합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이 브랜드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인상이 쌓여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이해를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결과물’로써 반드시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브랜드를 신뢰하고, 다시 찾기 마련입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의 우수성을 넘어, 브랜드가 전하는 이야기와 철학, 그리고 그것이 시장 안에서 갖는 의미를 제대로 전달해줄 수 있을 때 가능해집니다. 그렇기에 진정한 브랜딩은 늘 시장과 동행해야 하는 것이며, 시장 조사를 게을리하지 않는 기업만이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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