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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범수 Sep 16. 2023

2023년 9월 16일

1.

드디어 26개월 동안의 비행훈‘련이 끝났다. 차라리 4년간의 생도생활을 다시 하고 싶을 정도로, 만만치 않게 힘든 과정이었다. 더욱이 가고 싶었던 부대, 원하는 기종으로 가게 되어 정말 기쁘다.

새로 만든 조종사 명찰이다. 학생 때의 조종사 명찰은 가운데 원의 세 개의 다리가 없다. 저 다리를 달기 위해 얼마나 큰 수고를 했는가.


2.

E형에서 I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방에서 밀린 잠을 자고, 책을 읽는 것이 너무 좋아져 버렸다. 주말에 어떻게든 약속을 만들었던 나의 모습이 잊혀간다. 최소 MBTI가 소문자 e임은 분명하다.


3.

맥북을 정리하고, 아이패드를 살까 고민 중이다. 처음에 작가가 되고 싶어 카페에서 멋있게(?) 쓸 생각으로 맥북을 샀는데, 더 이상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 번 사용할 때 충전해 놓고, 다시 노트북 덮개를 열면 배터리가 없다. 차라리 누워서 유튜브 영상이라도 크게 볼 수 있는, 아이패드가 낫지 않을까 한다. 참고로, 데스크톱처럼 사용하고 있는 게이밍 노트북은 또 따로 있다..^^;;


4.

이어폰 없이 한 달 살아보기를 시작했다. 에어팟은 올해 초에 진주역에서 잃어버렸다. 유선 이어폰은 그저께 부산에서 잃어버렸다. 스스로에 대한 벌이자, 무언가의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


5.

내년에 여유가 생기면 방통대에 편입하고 싶다. 편입하면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 이수학점이 그렇게 많지만 않아서 내가 듣고 싶은 강의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69학점을 들어야 하는데, 교육학과에서 교육 및 철학강의 열 개, 행정학과에서 다여섯개, 기타 교양 다여섯개. 4학기로는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고, 5학기~6학기를 목표로 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6.

부산역에서 노포역으로 가기 위해 2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탔다. 빈자리에 앉으려고 했는데, 위에 '여성배려칸'이라는 안내가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급히 옆으로 갔다. '아니, 이게 뭐야!' 여기도 '여성배려칸' 안내가 붙어있었다.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 곳에 '여성배려칸'이라고 붙어있었다. 쥐덫에 갇힌 것처럼 어쩔 줄 몰라 두리번거렸다. 안 내지를 자세히 보니 적용시간은 아니었다. 다시 처음에 있던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거기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서울의 '임산부배려석'처럼 자리 개념이 아니라, 칸의 개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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