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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을 코앞에 둔 자의 관리법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by 주인공김씨

10대나 20대에는 건강에 관심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건강한 체질을 타고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보다는 숫자로 보이는 다이어트, 시험성적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밤을 새워 공부해도 다음날 크게 피곤하지 않았고 겨울에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아 스스로의 건강을 자신했었다.


그러나 취업 이후 직장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회식으로 인한 음주량 증가, 운동 부족이 누적되면서 나이가 들어감과 동시에 건강이 점차 나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최근에는 급격한 노화를 방지하고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생활습관부터 식습관까지 전면 수정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다양한 방법들을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년째 실천하고 있다.




1.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 섭취하기 : 비타민 C, D, 멀티비타민, 콜라겐, 엽산, 마그네슘, 오메가 3. 이 모든 것이 내가 하루에 섭취하는 영양제이다. 병원 진료를 통해 추천받은 비타민 D와 엽산은 6개월째 먹고 있고 나머지도 매일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홍삼과 염소즙, 장어즙도 한 번씩 섭취하고 있다. 슬픈 사실은 이 모든 것들을 섭취해도 크게 활력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20대에 출산을 경험한 지인이 말하기를 영양제는 어릴 때 먹어야 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본인도 몸이 약한 편이라 대학생 때부터 10여 종의 영양제를 챙겨 먹고 나서 출산할 때 도움을 받은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다. 그 당시는 나도 큰 결심을 하고 영양제를 사 먹었는데 꾸준히 먹는 것이 어려워, 먹었다 끊었다를 반복하는 중이다.

2.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 헬스장을 아침에 등록해서 주 5일 출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퇴근 후 헬스장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구를 사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픈런을 추구하는 것이다. 아침에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6시 이전에 기상해야 하기 때문에 전날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된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면 퇴근 후 저녁 8시만 되어도 피곤이 몰려오기 때문에 자동으로 21시 취침, 5시 기상이 익숙해지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저녁에 식사나 술 약속을 잡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는 단절되지만 이 또한 익숙해지면 외롭다는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꽤나 심심하고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2년 가까이 지키다 보니 이제는 만족감이 더 큰 상태이다.

3. 가공식품은 끊고 신선식품만 구매하기 : 이전의 내 삶에서 가공식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였다. 다른 나라보다 외식 물가가 싼 한국에서는 1인 가구가 직접 요리를 해서 먹을 때 드는 비용보다 한 끼 외식하는 비용이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자, 초콜릿, 젤리, 아이스크림, 빵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이것들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먹고 난 뒤 배가 너무 더부룩했고 대변을 보는 것도 어려워졌다. 기분이 나빠지는 것마저 느꼈다. 다이어트를 계기로 쇼핑을 할 때 되도록 가공식품을 사지 않고 신선식품만 구매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채소, 과일, 달걀, 고기를 주로 구매하고 간식뿐만 아니라 햄, 밀키트, 라면들도 내 장바구니에서는 보기 어렵다.



이전에는 TV에서 건강식을 챙겨 먹고 조용한 삶을 사는 중년들을 보면 ‘참 심심하겠다. 무슨 재미로 매일매일을 보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도 중년이 되어 가면서 그들의 삶과 비슷해지고 있다. 다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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