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영유아 건강 검진
어쩐지 조금 긴장이 됐다.
아기는 4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첫 영유아 건강 검진을 받게 된다. 키, 몸무게, 머리 둘레를 재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다. 검진이 끝나면 결과지를 받게 되는데 결과지에는 백분위가 함께 표시된다. '백분위수란 같은 성별과 같은 나이의 영유아 100명 중에서 작은 쪽에서부터의 순서를 말합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이게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여간 신경이 쓰인다. 첫째 때는 4개월이 되자마자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다. 그런데 둘째는 조금 망설여졌다.
둘째는 태어날때부터 2.77kg으로 조금 작았다. 그러더니 입이 짧은 건지 위가 작은 건지 많이 먹지를 않았다. 배고프다고 우는 일도 거의 없었다. 첫째는 6월생, 둘째는 5월생이라 언니 옷을 그대로 입히면 되겠지 싶었는데 언니가 이맘때 입었던 옷이 전부 커서 맞지를 않는다. 예방 접종을 하러 갈 때마다 비슷한 개월 수의 아기들을 살펴보는데 우리 아기가 제일 작다. 이러다 백분위수가 한자리 수가 나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할까 봐 걱정이 됐다. 영유아 검진은 최대한 미루기로 했다.
그러다 지난주 첫째가 기침을 심하게 했다. 병원에 가는 김에 둘째도 영유아 검진을 하기로 했다. 어쩐지 조금 긴장이 됐다.
"아기가 기어 다니나요?"
"아직이요."
첫 질문부터 괜히 작아진다. 우리 아기가 좀 늦나 싶어 신경이 쓰인다. 의사 선생님은 아기를 꼼꼼히 살피고는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아기 잘 크고 있어요. 다른 아기랑 비교하지 말고 우리 아기가 잘 크고 있는지만 보면 돼요. 이유식 시작했죠? 초기 이유식은 그냥 이유식을 가지고 노는 단계라고 생각하세요. 이유식으로 아기 배를 채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유식에 적응시키는 게 목적이니까요. 많이 안 먹는다고 스트레스받지 않으셔도 돼요."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나니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진료실에서 나와 결과지를 받았는데 백분위수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키는 30백분위, 몸무게는 28백분위, 머리둘레는 53백분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약국에 가서 첫째 약을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아기랑 비교하지 말라는 말은 왜 한 거지? 다른 애들에 비해서 작아서 한 말인가? 이유식 많이 안 먹는다고 말도 안 했는데 왜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했을까? 딱 봐도 안 먹게 생겼나?
의사 선생님이 주신 안도감은 딱 10분 머물다 사라졌다. 아기가 조금 작은 것도, 입이 짧은 것도, 위가 작은 것도 문제 될 게 없었다. 문제는 내 마음속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