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
네가 어떤 삶을 살든 응원할 수 있기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부모가 되면 아직 미숙한 아이를 대신해 선택할 일이 배로 많아진다.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모유수유를 할지 분유수유를 할지, 젖병은 어떤 걸 쓸지, 기저귀는 또 어떤 게 좋을지 등 선택할 일들이 넘쳐난다. 아이가 조금 자라면 어린이집은 언제부터 보낼지, 한글은 언제부터 가르쳐줘야 하는지, 영어도 가르쳐줘야 하는 건 아닌지 조금 더 어려운 결정들을 해야 한다.
나는 결정장애가 있다. 선택한 것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이 남는 탓이다. 아이 문제로 선택을 해야 할 때는 더 어렵다. 순간의 내 선택이 아이의 미래를, 어쩌면 인생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부담감이 상당하다. 잠깐만 시간을 미래로 돌려 어른이 된 아이에게 물어보고 싶다. 엄마가 지금 널 잘 키우고 있는 게 맞냐고, 지금의 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냐고.
살다 보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도 많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이가 역아라 자연분만을 못하고 수술을 했고, 모유수유를 거부해 억지로 혼합수유를 이어나가다 결국 분유수유를 했다. 집 가까운 어린이집 중에는 한 군데만 자리가 있어 어린이집도 골라서 보낼 수가 없었다. 나는 오히려 이런 강제 선택의 순간이 더 마음 편한 것 같다.
아이와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뒤부터 사소한 선택은 아이에게 맡겼다. 아이의 결정도 존중해주고 선택에 대한 내 부담도 줄이기 위해서다. 아이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콩순이 옷을 입고 등원했고 한 여름에 털모자를 쓰고 빵집에 가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양말 두 개를 겹쳐 신고 나가기도 했고 사리곰탕면에 푹 빠져서 3끼 연속으로 먹기도 했다. 아이의 결정은 내 마음에 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 아이는 4살이다. 앞으로 이 아이의 선택을 도와줘야 할 날들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커갈수록 아이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택을 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나는 아이가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에 미리 걱정을 하다 한 가지만 확실히 해두기로 다짐한다. 내 인생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아이 인생에 억지로 채우려고 하지 않고, 내가 후회했던 부분을 아이 인생에서 억지로 빼려고 하지 않겠다고. 아이와 나는 다르니까. 공지영 작가님의 책 제목이 떠오른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문득 아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궁금해진다.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지 물어봤다.
"예쁜 공주? 아니다! 엘사!"
표정을 보니 진심이다. 그래. 엄마가 응원할게. 아렌델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