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차가운 남편과 따뜻한 작가님들 사이에서 행복하면서 슬프다. 집에서 상처받고 밖에서 위로받는 이상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내 최애 온탕은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을 만큼 사랑이 넘친다. 그를 보면서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느끼고 있다.
그는 그의 몸만큼이나 커다란 마음을 가졌는데 그 마음에 사랑이 흘러넘친다. 가끔은 사람이 아니라 천사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는 나의 옥수수 한 톨만 한 장점도 모조리 찾아내어 팝콘 같은 칭찬을 퍼부어 준다. 힘들면 도망치는 회피형 인간인 나를 어떻게든 끌고 와서 그냥 가만히 있어도 좋다고 얘기해 준다. 그의 말대로 조금 가만히 쉬다 보면 다시 열심히 나아갈 힘이 생긴다.
가까이서 바라본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너무 열심인 그를 보며 나는 지독하다고 혀를 내두르는데 지독하다는 말을 즐기기까지 한다. 가만히 누워있고 싶은데 옆 사람이 계속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면 일어나서 이불이라도 정리하게 되는 것처럼, 그 옆에 있으면 글 하나라도 더 쓰고 싶고, 책 한 권이라도 더 읽고 싶다.
그의 말에는 따뜻한 힘이 있다. 그가 운영하는 글쓰기 루틴 만들기 프로젝트(글루틴) 단톡방에는 그의 따뜻하고 세심한 격려와 응원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 나는 단톡방에서 그가 하는 말들을 여러 번 읽으며 예쁘게 말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적을 직접 보고 있다. 문득, 남편이 나에게 냉탕이듯 나도 남편에게 냉탕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한테 먼저 다정하게 말을 건네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은 용기가 안 난다. 예쁘게 말하는 건, 방법만 알아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상대를 향한 사랑이 필요하다.
그는 나와 함께 글을 쓰는 작가님이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팬이기도 하다. 최근에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면서 더 가까워졌고, 이제는 서로의 속마음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그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그의 선한 마음이 나에게 전해지는 게 느껴진다. 그를 닮아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부디 그도 나를 좋은 친구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평생 내 옆에서 알짱대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