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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만 내는 요가를 즐깁니다.

나마스떼

by 김채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다. 덕분에 요가 이야기를 몇 번 얻어 듣다가 요가 유튜브 채널도 하나 소개받았다. 관심이 생겨 영상을 봤는데 잔잔한 음악과 차분한 목소리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몇 가지 동작을 따라 하게 됐다.


그 뒤로 아침에 여유가 있을 때는 짧은 요가 영상을 보고 따라 하곤 한다. 이때 중요한 건 짧고, 쉬운 영상이어야 한다는 거다. 어려운 동작은 엄두가 안 난다. 내가 뭐 요가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도 아니고, 그냥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거라 정말 딱 기분만 내는 요가를 즐긴다.


요가를 하는 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평소에 신경 쓰지 못했던 내 몸과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몸속에 있는 공기가 완전히 나갈 수 있도록 내 쉽니다."

"호흡을 통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관찰합니다."

눈을 감고 호흡을 따라 하다 보면 내 주변을 감도는 고요한 거실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척추 사이사이가 늘어나는 걸 느껴보세요."

"이마를 무겁게 푸욱~ 목과 머리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평소에는 내 몸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척추 사이사이를, 이마를, 목과 머리를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좋다. 요가를 하면서 나는 손목이 약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요가가 끝나면 꼭 두 손을 가슴 앞에서 합장하고 "나마스테"라고 인사한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봤는데, 나마스테라는 말은 '내 안의 영혼이 당신 안의 영혼을 존경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뜻이 마음에 들어 여러 번 소리 내어 발음해 본다. 나마스테, 나마스테. 어쩐지 겸손해지고 경건해지는 기분이다.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아침의 컨디션이 그날 하루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매일 아침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미지근한 물을 한잔 마시고 해가 떠오르는 하늘을 바라본다. 요가매트를 펼치고 앉아 내 폐를 가득 채웠다가 빠져나가는 공기를 느낀다. 고관절의 움직임을 느끼고 쇄골을 활짝 열어준다. 이 모든 걸 해내는 아침은 내가 더 나다워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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