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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원 Mar 27. 2023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

제발 모르는 사람 없게 해 주세요.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글쓰기에 치유의 힘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과 그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리냐고 하는 사람. 전자는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을 경험해 본 사람이고 후자는 글을 안 쓰는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를 입으며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경험이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경험, 누군가에게 험한 말을 들었던 경험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경험 등 상처의 이유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 마음의 상처들을 치유할 방법은 없는 걸까? 


대부분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거나 옅어진다. 지나간 연애를 떠올려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남자 친구와 헤어진 날 너무 슬퍼서 베개를 끌어안고 엉엉 울던 기억이 난다.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느낄 만큼 깊었던 그 슬픔도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때 그 마음을 떠올리려 애를 써도 눈물은커녕 콧물도 안 나온다. 


시간이라는 자연 치유제가 있는데 굳이 글쓰기를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무조건 해야 한다고 답하겠다. 글쓰기는 상처를 더 빠르게, 더 깨끗이 치유해 주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에 흉터가 남지 않고 새살이 솔솔 올라오게 해 준다. 어떤 상처는 너무 깊어서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계속 남아있기도 하는데, 글쓰기는 이런 깊은 상처도 조금 옅어지게 만들어준다.


나는 2019년에 둘째를 낳았다. 둘째가 50일쯤 됐을 때 내가 우울증이라는 걸 알게 됐다. 병원에서는 우울증 약을 먹으라고 했지만 나는 약을 먹지 않고 모유수유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상하게도 우울증이라는 걸 알고 나니 더 우울해졌다. 그래서 자주 울었다.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어서 휴대전화에 기본으로 있는 메모앱을 열고 내 마음의 소리를 글로 썼다. 사실 글이라기보다는 넋두리에 가까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음을 글로 쓰는 순간 슬픔과 우울함이 많이 가라앉았다.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을 처음 경험한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듯 마음이 아프면 글을 쓴다. 힘들 때마다 글을 쓰고 글을 쓸 때마다 치유를 받으면서도 글쓰기가 어떻게 마음을 치유하는 건지는 늘 궁금했다. 브런치 작가 4년 차, 그동안의 경험으로 생각해 봤을 때 글쓰기는 '나'와 '부정적인 감정'을 분리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상처받은 마음에는 슬픔, 우울, 괴로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끈적하게 들러붙어 있다. 떼어내려고 하면 할수록 더 달라붙는 이 끈질긴 녀석들도 글을 쓰면 떨어져 나간다. 어쩌면 부정적인 감정이 글이 되어 떨어져 나간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글은 불안이었고 어떤 글은 슬픔이었으며 어떤 글은 분노였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가지고 있는 상처 중 하나를 꺼내 글로 써 보길 바란다. 글의 형식을 갖춰도 좋고 낙서처럼 끄적여도 좋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이 굉장히 굉장한 치유의 힘을 당신도 느껴보길 바란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탐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서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글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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