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다 보면 ‘하루만 나를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아이가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온 마음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나날의 반복이다. 그런 우리 가족에게 어린이집은 단순한 보육 시설이 아니라, 숨 고를 틈을 주는 소중한 공간이 됐다. 아이가 처음 어린이집에 간 날의 떨림, 그리고 그 후에 찾아온 변화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우리 부부의 삶에도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육아를 시작한 이후로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흘러갔는데,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틈이 생긴 것이다. 그 변화 속에서 나는 두 가지 좋은 점과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 좋은 점은, 아이가 나보다 훨씬 전문적인 손길 속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나는 아빠가 된 뒤에야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문제 행동을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 그때그때 부딪히며 배우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주먹구구식’이었다. 하지만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아이를 이해하고 지도하는 데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아이가 친구와 다투었을 때 어떻게 중재하는지, 놀이를 통해 어떻게 사회성을 키우는지, 나는 상상도 못했던 방법들을 보며 놀란다.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성장하는 걸 볼 때면, 그 덕분에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두 번째 좋은 점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 우리 부부가 각자의 삶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시간을 활용해 일을 하거나, 평일 연차를 내서 미뤄뒀던 개인 일을 처리한다. 아내도 그 시간 동안은 오롯이 본인의 회복과 휴식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 하루 중 몇 시간이라도 ‘육아에서 한 발 물러날 수 있는 시간’이 주는 여유는 생각보다 크다. 마치 계속 달리던 숨 가쁜 마라톤에서 잠시 급수대를 만난 기분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만큼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부부 둘 다 집에서 근무하거나,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함께 하루 종일 놀고,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고, 아이와 웃으며 지내는 삶이 더 좋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하지 않으면 당장 생활비와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조금 줄이는 대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한다.
달라진 우리 아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고 몇 주가 지나자, 아이에게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밥 먹기 전에 율동을 한다거나 의사표현을 말로 하게 되었다. 그리고 놀잇감을 정리하는 습관이 조금씩 자리 잡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깨달았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건 단순히 ‘육아를 덜어내는 선택’이 아니라, 아이가 사회를 배우는 첫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우리의 삶은 여전히 빠듯하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씩 새로운 시도를 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속도는 느리지만, 목적지는 분명하다.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고, 우리 부부가 건강하게 버텨낼 수 있는 삶. 그 길을 향해 걷고 있다.
어린이집은 우리 가족에게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아이에게 세상을 배우는 첫 번째 학교이자, 부모에게 숨을 고를 시간을 주는 곳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다시 아이와 더 깊이 연결될 힘을 얻는다.
결국,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필요한 건
조금 떨어져 있는 시간과 다시 만나 웃을 수 있는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