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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들 Dec 08. 2024

로봇청소기와 싸우는 사춘기

누가 이겼을까?



사춘기 딸의 방에
발걸음을 내딛은 로봇청소기.


“저리 가!”
딸의 외침에,
로봇은 잠시 멈춰 선다.


방 한가운데,
꼬인 이어폰,
쭈그러진 과자 봉지가 산재한 전장.


로봇은 나직이 속삭인다.
“이곳을 청소해야 해.”


“하지 말랬지!”
딸은 발을 들어 로봇을 쾅!


“내 공간이야, 나를 방해하지 마!”
그 말에 로봇은 살짝 뒤로 물러난다.


그러나 모터가 웅웅 돌아가며
아직 남은 먼지에게 다짐한다.
“돌아올 거야. 반드시.”


딸의 한숨과 로봇의 후퇴.
이 방의 평화는 또 하루 연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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