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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Mar 07. 2024

변성니적나일천:네가 된 그날(變成你的那一天, 2021)

방영 횟수 : 12화  

감독 : 王徵

남주 : 장신청(張新成, zhāngxīnchéng)

여주 : 량지에(梁潔, liángjié)


익숙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컨셉

  이 드라마 귀여워죽어!


  현빈과 하지원이 주연으로 나왔던 우리나라 드라마 <시크릿가든(2010)>과 같은 컨셉이다, 남녀가 몸이 바뀐다는. 영혼이 바뀌었다고 해야 하나?

  남주는 톱스타로 나오고 여주는 연예부기자로 나온다. 둘은 천둥번개가치고 폭우가 쏟아지던 날,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함께 갇히는 사고를 겪게 되는데,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는 서로의 몸이 바뀐 상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연기하며 지내면서 다시 본인의 신체로 돌아가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탐구한다. 드라마는 이 과정에서의 코믹하고 달달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뭐, 당연히 예상했겠지만, 여주와 남주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톱스타 남주가 어떻게 평범한 연예부기자 여주를 사랑하게 되느냐? 설정은 이렇다. 남주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인해 정서적 상처를 입었다. 여주는 알콩달콩 사랑하며 사는 부모님이 있는 집안에서 행복하고 밝은 성격으로 자랐다. 둘의 신체가 바뀌면서 남주는 여주의 집에서 살게 되는데, 이 따뜻한 가정이 너무 좋은 것이다. 남주는 그녀와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 뭐 이런. 이거 설득력이 있나? (잘 나가는 남자가 보통의 여자와 짝을 맺을 때, 아주 많은 드라마에서 공식처럼 써먹는 게 이 구도다. 남주의 까칠하거나, 냉담하거나, 강박적이거나 한 정서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긍정적인 성격 말고는 없는 평범한 여주.)


  둘이 신체가 바뀐 컨셉이니, 남주는 여성인척 연기를 해야 하고, 여성은 남성인척 연기를 해야 하잖아? 누구 연기가 더 대단했을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남주 장신청(張新成)의 연기다. 장신청은 <이가인지명(以家人之名, 2020 )>, <빙당돈설리(冰糖炖雪梨, 2020 )>,<천재기본법(天才基本法, 2023)>에도 주연으로 나온 인물이다. 이 배우는 얼굴파가 아니고 연기파다. 이 드라마에서도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죽여주는 CP감

  (중국에서는 남녀배우가 호흡이 잘 맞아서 달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을 CP感이라고 한다. 한국에선 뭐라고 하나 모르겠다. 중국어도 안되는데, 한국어도 실종되고 있는 중이다.)

  

  남주와 여주는 신체가 바뀌어버려서 다시 되돌아가는 방법을 열심히 강구하는데, 그들이 시도해 보는 방법 중에 하나가, 또 우연히 몇 번은 효과가 있었던 방법이 '키스'다. 그러니, 키스신이 적지 않겠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드라마에서는 여주와 남주가 키스신에 돌입하면, 둘이 키스하고 싶지 않은데 대본에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 드라마는 정말 사랑스럽게 키스한다. 이 남주와 이 여주가 이렇게 딱 어울릴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키스신에서 카메라를 멀리 줌아웃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키스신이 고프면 추천한다. 


   드라마 속에의 CP감은 최고였지만, 둘이 드라마 밖에서 스캔들이 날 것 같지는 않은, 두 배우가 주는 깨끗한 이미지가 있다. 그들이 드라마 속에서 얼마나 진하게 키스를 했거나 간에. 

귀여운 대사 한 단락(duboku 영상으로 11회 15:54~18:18)

  이 장면은 남주가 이미 여주에게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해서 이게 무슨 감정 인가 하고 물어보는 장면이다. 남주는 어릴 적 부모님의 불화 속에서 자라서 감정적으로 상처가 많아, 자기감정을 잘 모른다. 


남주 : 너 지난번에 말하길, 예전에 애정에 관한 공식계정을 운영한 적이 있다고 했지?

여주 : 너 상담하려고?

남주 : 나 말고. 연기해야 할 장면이 하나 있는데, 감정 분석이 좀 필요해서 말이지.  

여주 : 아, 알았어, 물어봐.

남주 : 네 생각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거 어려워?

여주 : 어떤 사람한테는 쉽고, 어떤 사람한테는 어렵지.

남주 : 내가 말하는 건 대부분의 경우에 말이야. 

여자: 대부분의 사랑은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지. 호감이 있는 거, 좋아하는 거, 사랑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지. 호감이 있다는 것은 한 사람의 어떤 특질이나 행위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거지. 한 발 더 발전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지.

남주 : 너랑 침박청(沉泊青)처럼? (침박청은 여주의 학교 선배로, 오래전부터 여주를 좋아하는 설정으로 나온다.)

여주 : 도리를 이야기하고 있잖아. 실제 사람 거론하지 마. 

남주 : 그럼 네 말은 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건 굉장히 쉽고, 뒤로 갈수록 가혹해진다는 거구나.

여자 : 좀 되는데, 이 학생. 조금 알려줬는데 금방 통달하네. 바로 그런 뜻이야. 

남주 : 그럼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어떤 거야?

여주: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바로 끊임없이 그를 알고 싶어 하고, 항상 그를 보고 싶어 하고, 온갖 방법을 생각해 내서 그를 만나려고 하고, 깊이깊이 그에게 끌리는 거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의 작은 감정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고, 그가 웃는 것을 보고 싶어 하고, 온갖 방법을 생각해 내서 그를 기쁘게 하고, 쉽게 질투가 나고, 자신을 통제할 수 없고, 이렇게 변한게 마치 자신 같지 않지. 누군가를 좋아하면,  심장이 퉁퉁 뛰게 되지.  

(그리고 장면은 남주의 심장이 퉁퉁 뛰는 소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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