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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Feb 29. 2024

리셋(開端, 2022)

방영 횟수 : 15화 

감독 : 孫墨龍, 劉洪源, 算

여주 : 짜오진마이(趙今麥, zhàojīnmài)

남주 : 바이찡팅(白敬亭, báijìngtíng)


이런 내용 처음이야

  이 드라마는 祈禱君의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실망할 가능성이 적다는 거.


  지금껏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한테는 상당 새롭게 느껴졌다. 이 드라마의 새로운 요소는 한마디로 '시간 순환'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나 미래로 타임 슬립하는 스토리를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천재기본법 (天才基本法, 2023)>도 타임슬립의 요소를 이용하지만, 타임슬립 요소보다 '평행 세계' 요소가 더 짙고, <상견니(想见你)도 타임슬립의 요소가 있지만, '도플갱어' 요소가 더 핵심이라, 이 드라마와 비슷한 느낌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한 번의 타임 슬립이 아니고, 딱 그 시간대로의 계속되는 순환이다. 계속 같은 시간대로 돌아가면 스토리가 반복되어 지루하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주 박진감 넘친다.


  이 드라마는 게임 크리에이터인 남주와 대학생인 여주가 같은 버스에 탔다가 버스 폭발로 죽고 다시 폭발이 일어나기 몇십 분 전으로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시간 순환을 하면서, 버스에 탔던 사람들 중에서 폭발범을 찾아내고, 범인이 딱 그 버스를, 딱 그 다리에서, 딱 그 시간에 폭발하려던 동기를 찾아내 폭발을 막아냄으로써 순환을 끝내는 이야기다.


폭발범은 누구인가

  어떤 드라마는 첫 회에 범인을 알려주고 경찰이 이 범인을 쫓는 과정을 전개하기도 하지만, 이 드라마는 버스를 폭발시키는 자가 누구인지, 동기가 뭔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전개된다. 범인을 알고 보면 긴장감이 떨어질 것 같아, 스포일러 짓은 참기로 한다.

  사실, 범인을 알고 봐도 재미있으려면 재미있다. 드라마 <은비적각락(隐秘的角落, 2020)>은 첫 회에 범인이 누구인지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이 범인의 좋은 사람 행세하는 모습을 그의 범행과 대조시켜 보여주며, 관객들로 하여금 이 범인이 어떻게 꼬리가 잡힐 것인가를 궁금해하도록 만드는데, 이 전개도 상당 재미있다.

  

  버스 안에 용의자가 될 만한 자들을 쭉 나열할 터이니, 누가 폭발범일지 스스로 추측해 보시길. 남주와 여주를 제외하고도 8명이 곧 폭발할 버스 안에 타고 있다.

  1. 승진도 마다하고 4년째 같은 노선의 버스만 운전하고 있는 버스운전기사

  2.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검은 배낭을 짊어지고 탄 청년

  3. 가방에 온갖 종류의 약을 넣고 다니는 아주머니

  4. 둥그렇게 생긴 뭔가를 담은 마대자루를 자기 다리 사이에 놓고 소중하게 다루는 험악한 인상의 중년 남자

  5. 묵직한 뭔가가 담긴 빨간 비닐봉지를 들고 탄, 단정하게 머리를 말아 올린 표정 없는 중년 여인

  6. 뭔 일만 있으면 핸드폰을 꺼내 들고 인터넷 생방송을 하는 젊은이

  7. 해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근육남

  8. 여행캐리어를 들고 탄 꾀죄죄한 차림의 중년 남자

  

  여주와 남주는 몇 번 순환을 하고서야 폭발을 막아냈을까? 당신이 추측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힌트를 하나 주자면, 여주가 자기가 시간 순환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폭발 전에 버스에서 내려 살아남는데 최초로 성공하기까지 6번의 폭발을 경험했다. 폭발범을 찾아내고도 폭발을 막지 못해 또 여러 번의 순환을 겪는다. 여러 번의 시간 순환을 통해 범행 동기를 찾아내고서야 범인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었다. 그러니, 도대체 몇 번의 시간순환을 겪었을까? 


  여주와 남주가 폭발 전 버스에서 무사히 내리고도 시간순환으로 빠져드는 것은, 버스 폭발을 막지 않는 한은, 그들이 잠들었다 하면, 다시 눈뜰 때는 곧 폭발이 일어날 버스 안이기 때문이다.  

  이게 또 무한대로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 시간순환을 경험한 여주에게는 무한인 것 같은데, 여주가 버스에서 억지로 끌어내려 살려낸 남주는 시간 순환의 횟수에 제한이 있다. 시간 순환을 한 번씩 더 겪을 때마다 신체가 허약해진다. 그러니 폭발범을 빨리 찾아내지 않으면 남주는 영영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 여배우의 첫 키스

  이 드라마가 의외로 높은 시청률이 나오면서, 남주 여주가 유명세를 탔다. 여주는 아역배우로 시작해서, 이미 드라마와 영화에 다수 출현했지만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았는데, 이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확실히 떴다. 

  이 드라마를 찍을 당시 그녀는 19세였다는데, 이 드라마 남주와의 키스신이 그녀의 생애 첫 키스였단다. 참, 내가 위에서 말하는 것을 잊어버렸는데, 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키스신이 있다.


  앞서 소개했던 재폭설시분(在暴雪時分, 2023)의 여주가 바로 이 드라마 리셋(開端, 2022)의 여주다. 나는 두 드라마 중 어느 연기가 더 마음에 드냐면, 오늘 소개하는 리셋(開端, 2022)에서의 연기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배우가 너무 과하게 예쁘거나 몸매가 육감적이지 않아서, 존재감이 딱히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냥 조금 예쁘장하게 생긴 평범한 아가씨여서, 드라마에서 여주의 인물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이야기 전개가 드러나게 할 수 있는 배우라서 이 역할에 딱이라고 생각한다.

  재폭설시분(在暴雪時分)에서는 사랑받는 여성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좀 오버의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 여배우, 짜오진마이(趙今麥)에게서 짜오리잉(趙麗穎)처럼 노력파 배우의 냄새가 난다. 나는 이 여배우도 지켜보게 될 것 같다. '누구랑 스캔들이 생길까?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역을 맡을까?' 하면서.  (짜오리잉(趙麗穎)은 <삼삼래료(杉杉來了, 2014)>, <화천골(花千骨, 2015)>, <초교전(楚喬傳, 2017)>, <지부지부응시녹비홍수(知否知否應是綠肥紅瘦, 2018)>의 여주로 나왔던 배우인데, 내가 상당 애정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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