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은(上瘾, 2016)

방영 횟수 : 15화

감독 : 丁偉

남주 : 황징위(黃景瑜, huángjǐngyú), 허위주(許魏洲, xǔwèizhōu)

아름답게 보이는 동성애

  대만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여서 그런지, 드라마 중에도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가 많은데, 나는 매번 1회도 못 넘기고 보기에 실패했다. 나는 동성애를 혐오하거나 하지는 않는데, 연출들이 너무 안 아름다웠다. 자극적인 장면만 난무하는 이야기 없는 전개가 영 거북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다르다! 여자보다 더 예쁘게 생긴 허위주(許魏洲)와 터프하게 핸섬한 황징위(黃景瑜)가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나를 아주 '꺅!' 하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 원작 소설이 있다. 매번 이야기하지만, 소설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어지간은 한다. 원작은 柴雞蛋의 소설 <你丫上癮了>이다. 번역하자면, <너 말이지, 중독됐어> 쯤. 

  

이해가 되지 않았던 지점

  나의 이해하기로 동성애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이성애자들이 '이성'을 사랑하는 것이 자연스럽듯이, 동성애자들은 그냥 '동성'을 사랑하는 게 '자연'에 부합하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 속의 두 남주는 동성애자로 태어났다기보다는, 어째 한 발자국씩 한 발자국씩 동성애자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으로 전개되어서 반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이 둘은 고등학생 때, 부모님이 결혼하면서 의붓형제가 되는데, 꼴통인 꾸하이(顧海)와 공붓벌레인 바이루어인(白洛因)이 처음에는 서로 못마땅해하다가 날이 가면서 애정이 싹터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드라마의 파장

  우리가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 기대하는 것은 파격적인 베드신인데, 그건 당연히 있고. 베드신이 아닌 장면들도 대사가 노골적이라 베드신마냥 핫하다. 이 드라마는 1개월도 안 돼 1억 뷰를 기록하는 등 히트를 치며. 대만, 한국, 태국 등지의 BL 드라마 열풍을 일으킨다. 

  중국은 동성애 화제에 비교적 민감해서, 원래 15부작이었던 것이 12부작까지 방영되었을 때 방송 정지를 당한다. 중국 당국이 내민 이유는, '미성년의 연애와 관련되었다’, '비정상적인 성행위다', '주인공 이름이 마약과 관련되었다'는 것이다. 극 중 주인공 이름은 바이루어인(白洛因)과 꾸하이(顧海)인데, 두 사람의 이름을 합치면, 하이루어인(海洛因), 헤로인이 되는 것이다. 

  드라마 상은(上瘾)은 소설 <你丫上癮了>의 일부일 뿐이다. 원래 시즌2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시즌1이 중도에 방영금지를 당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나중에 소설을 읽게 되면 이야기의 결말을 덧붙이도록 하겠다.)

  이 드라마가 뜨면서 두 신인 배우도 덩달아 유명해진다.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을 여러 편 녹화하고도 중국방송총국의 한마디 말에 펑쌰(封殺) 당하고 만다. 중국 연예계는 펑쌰(封殺)라는 것이 있는데, 封은 봉인하다, 殺는 죽이다는 뜻이다. 문제가 되는 배우를 방송금지 시키고, SNS계정도 폐쇄하고, 예전에 촬영된 작품들까지 상영금지하는 등 해당 배우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리는 조치다. 판빙빙(範氷氷)이 세금탈루로 중국 연예계에서 펑쌰(封殺)당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다행히 이들은 2년여 동안 잠잠히 지내고 나서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 두 배우는 다시 둘의 관계가 어떤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다시는 함께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찍을 당시 허위주(許魏洲)와 황징위(黃景瑜)는 둘 다 지명도 없는 신인배우였는데, 한동안 펑샤(封殺)를 당하긴 했지만, 둘 다 이 드라마의 덕으로 스타배우의 길로 들어선다. 두 배우가 등장하는 새로운 드라마를 많이 봤지만, 두 배우가 신인이었을 때 연기한 동성애 역할은, 배우들 본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관객인 나한테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추천하는 바이다.

  유튜브에는 베드신 NG장면들도 가끔 돌아다니는데, 그것도 그것대로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