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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Apr 22. 2020

RE-WRITE : 강신주의 감정수업 #4

Chapter.3 경탄


* 사랑이라는 감정의 바로미터 *


"그래서 사랑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불륜(不倫)이다. 

기존에 속해 있던 '무리'(倫)를 '부정하도록'(不)만드는 감정이 사랑이니까 말이다." - 50p




으에엑? 아니, 이게 무슨 소리람?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유교적 사상이 투철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불륜은 당하기 싫고 당할 수 없는 사건이니 말이다. 내로남불이라는 명쾌한 현대의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

당신은 위와 같은 말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가? 



지금부터는 지극히 내 개인적인 사견 없이 객관적인 사실만을 따지고 봤을 때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일단, 저자는 불륜의 사랑을 위와 같이 정의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연애의 관계를 먼저 생각해보자면  우리는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이라는 무리에서 벗어나 다른 '가족'의 구성원인 남자 혹은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한다. 대부분의 커플들이 그러하듯 남자와 여자는 만나면 뜨겁게 사랑하고 원초적인 사랑의 집단 '가족'에게서 점점 멀어지려고 한다.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따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러다 최종적으로는 완전히 분리되어 다른 사랑의 기본적인 단위를 구성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작가가 정의한대로 연애는 곧 불륜의 관계 속에서 시발되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해도 이상하긴 매한가지다만 작가의 풀이를 보면 이도 맞는 말이다. 

그럼 도대체 경탄은 여기에서 어떤 포인트로 이해해야 할까? 



경탄은 어떤 사물에 대한 관념으로 이 특수한 관념은 다른 관념과는 아무런 연결도 갖지 않기 때문에 정신은 그 관념 안에서 확고하게 머문다라고 스피노자는 말하고 있다. 



자, 그럼 이 경탄과 불륜에 의거한 사랑을 맺어보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무리 속에서는 익숙함이 머문다. 생활은 점점 단조롭고 매일 같은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으로 변해갈때가 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그렇다. 어쩜 이렇게 달라질 것 없는 하루란 말인가?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를 만났다. 눈이 번쩍 떠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그 사람은 내 무리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진 묘한 사람이다! 



이때, 우리는 비로소 경탄하게 된다. 내 주위의 다른 관념과는 아무런 연결관계가 없다. 그는, 혹은 그녀는 나의 무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순간 그 속에 빨려들어가 우리는 관념을 사랑이라 정의하고 확고하게 머물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이것이 정상적인 연애이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공감하고 죄라고 정의하는 불륜은 가족을 구성하는 무리가 서로 0촌의 관계일 때, 다른 누군가에게 경탄하여 참지 못하고 감정을 표출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이것을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물론, 도덕적으로 말도 안돼는 일이다. 그러나 도덕은 사회가 만들어낸 테두리이고 지성체인 인간이 지켜야할 가치기에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성 즉, 감정에 기반된 사랑의 흐름은 늘 이렇게 색다른 경탄을 자아내고 가끔 주체하지 못하게 하며 돌진하게 만든다. 얽혀진 관계들을 전부 털어버리고 보면 결국 내로남불이 아니라 내로남로가 되는 것이다. 






"범상함을 초월하려고 노력한다면, 경탄의 감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사랑도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는 거 아닐까?" - 53p






그럼 이제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우리의 '무리'안에서 경탄을 어떻게 하면 유지할 수 있을까? 

저자는 범상함을 초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챕터 속 소설 '오래오래'에서는 40년간이나 불륜관계를 지속했던 두 남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늘 서로의 무리 속에서 항상 범상함을 유지했기에 40년이라는 긴 시간을 짜릿한 경탄속에 보낼 수 있었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관계가 어쩌면 지금 루즈해져 있는 우리의 관계속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범상함을 초월하는 것. 평범하고 익숙하며 공기와 같은 '무리'속의 생활에 젖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스스로 늘 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경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과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실천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극적이고 민감한 주제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경탄이라는 감정은 소위 누군가를 바라봤을 때 빛무리에서 종이 쳤다라고 말하는 첫사랑의 순간처럼 빠르고 강렬하게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몰입시킨다. 두 가문의 악질적 관계에서도 서로를 바라보고 죽기까지 사랑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처럼, 사랑은 참 지독하고 괴로운 것이라 해소되지 않으면 가슴을 찢어놓기 때문에 어쩌면 더욱 조심하고 주의하며 또한 스스로를 경탄하게 만드는 연습도 겸해야 할 것이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말도 있지만

익숙함에 젖게 되어버린 우리의 관계를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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