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도 이제는 준비해야 할 때
영화 <라이프>
정말 기대하고 있던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SF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출연 배우진 들이 좋았고 아이디어가 신선했다. 솔직히 우리가 생각하는 SF 장르 중에 스타워즈나 혹은 트랜스포머 등 영상미나 스토리가 뛰어나지만 그다지 현실성은 떨어지는 영화들은 영화 후에 짜릿함만 남는 경우가 참 많은데 이런 영화는 엔딩 후에 펼쳐지는 현실적인 느낌들이 참 많이 남아서 더 좋은 것 같다.
내 생각이지만 어쩌면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 더 무서운 느낌이 강했다.
기대한 만큼의 역량을 정확히 보여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광활한 우주를 보여주기 보다 우주 정거장 내부에서 그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실제 우주에 있는 것처럼 잘 표현해 주었고 무엇보다 질질 끌지 않는 전개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다소 급했다고 느낀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견해로는 좁은 우주정거장에서 '캘빈'의 성장 과정을 조금 더 보여 줬다간 초반부가 너무 지루해서 잤습니다.라는 후기가 판을 쳤을 것이 분명하다.
화성에서 날라온 표본 중에 포함되어 있던 화성의 세포, 그 이름 '캘빈' 우주 정거장에서 6명의 다국적 요원들은 이 '캘빈'을 배양시켜낸다. 말 그대로 최초의 외계인을 발견 한 셈이다. 그러나 그들은 화성을 수십억 년간 지배했던 '캘빈'이 어떤 것인지 조차 몰랐고 그런 그들에게 '캘빈'의 공격이 시작된다.
박진감 넘치는 연출력과 삼단 진화를 해나가는 '캘빈'의 모습 그리고 자비조차 존재하지 않는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든 '캘빈'을 지구로 보내지 않으려는 6명의 요원들이 펼치는 강렬한 '캘빈'과의 대립은 영화에 충분히 재미와 긴장을 부여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연출이나 표현이 너무나 사실적이었기 때문에 잔인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초반에 귀엽게 까딱거리던 작은 세포가 순식간에 악동으로 변하더니 결국에는 악마로 진화해버렸다. 녀석이 필요한 것은 오직 음식과 산소. 인간보다 훨씬 강한 힘과 강한 신체 그리고 영악한 두뇌를 가진 '캘빈'은 요원들을 죽이고 먹을수록 계속해서 성장해 나갔다. 이런 녀석을 지구로 보내지 않기 위해 힘을 합쳐 보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인간 이외의 최상위 포식자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가 가장 무서운 부분은 바로 이런 것에 있다.
'언젠간 반드시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게 만든 다는 것.
간간이 우주 밖에서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행성들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곤 한다. 그럴 때마다 보통은 '그렇구나 언젠간 우리도 저런 곳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혹은 영화 아바타의 장면들, 우리가 하던 게임의 모습들을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도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곳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을까, 그들은 우리에게 우호적인가? 우리는 그들을 이길 수 있는가?
어느 순간 지구에 외계 생물체가 나타난다면 우리는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이제 우주 속에 우리 말고 다른 존재들이 있을 거라고 당연히 인정하는 시대가 오지 않았나 싶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이 우주의 어둠 속에서 당당히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득인지 실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기엔 내 좋아하는 어떤 캐릭터의 명언처럼 우리는 '준비가 안된' 존재들이 아닐까?
라이프는 그런 면에서 외계 생명체가 가질 수 있는 온갖 공포 요소를 전부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캘빈'이 보여준 끔찍한 생명력과 악독한 모습들이 침대에 누워서도 생각이 나 잠을 설쳤다. 저런 것이 어느 날 어느 때 지구에 떨어진다면 우리 인류는 어떻게 될까.
허무 맹랑한 소리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이제 우리 인류도 준비를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feat. 김큰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