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일이라는 것이 신기해서
나에게 온 이메일에 알람이 '띠링'울렸다. 세상에, 노란색 틀 안에 수도 없이 많은 소식들을 주고 받는 이 시대에 '띠링' 하고 울린 이메일의 알람은 독특하고도 놀라웠다.
사람 참, 노란색 버튼 눌러서 내 이름 톡톡 누르고 메일 안에 두 세자 똑같이 적어 보내면 될 것을.
당신의 놀랍고도 색다른 근황 전하기 방법은 오늘 하루 나에게 오랜만에 설렘을 주었다. 나도 이메일로 답변을 할까 하다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내가 노란색 버튼을 눌러 A를 불렀다.
꽤 오래 보지 않았으나 또 어제 만난 것 마냥 실컷 떠들었다. 비록 입으로 침튀기며 떠든 것도 아니요, 손가락이 바빴을 뿐이지만 그도 나름 즐거웠다. 나름 설레였다.
나이가 들어가며 심장에는 설렘이라는 기능을 점점 잊어가는 것 같다. 이제는 무엇을 봐도 설레지 않고 또 두렵지도 않다. 시간이라는 것이 점점 내 몸에 많은 부분들을 가져가고 또 필요없는 것들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허락하지도 않은 것들을 가져가고 던져준다. 그 중에 설렘도 함께 였나?
메일 한통에 설렘을 느끼고, 오랜만의 A와 대화속에서 설렘을 느끼며 지나 흘러버린 시간이 아직 내 심장에 설렘을 전부 덜어가진 않았구나, 오랜만에 설렘을 다시 길게 갈아 날을 세울 수 있었구나. 녀석은 이제 다시 콕콕 내 심장을 찌를 수 있겠구나. 나는 그 기분좋은 쿵쾅거림을 느낄 수 있겠구나 싶다.
오랜만에 나는 A와 설렘을 나누었다.
그것 참,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