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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원 Mar 12. 2020

123. “잠깐 피고 진 꽃에 이리도 일렁입니다”

모두에게 _ 이별공감9

당신과 내가 만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의 변화, 딱 그만큼이었지요.


애석하게도 비와 바람이 조금 많이 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바람에 꽃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잠깐 피고 질 꽃 치고는 어지간히 찬란했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진했고 우리의 약속은 가볍지 않았습니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우리는 많은 것을 알았고,

말하지 않아도 눈빛과 표정으로 마음을 읽었습니다.


다시 펴도 또 질 꽃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품지 않으려고 했건만,

잠깐 피고 진 꽃에 이리도 일렁입니다.


짧았던 한철이었기에 그저 살던 대로 돌아가면 될 것을,

떨어진 꽃잎 하나하나에 마음 둘 곳을 모르고 이리도 일렁입니다.


잠깐 피고 진 꽃이라고 그리움이 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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