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괜찮아. 우리 가기로 했던 곳 가자.”

남자에게 _ 연애위기사전1

by 현실연애

- 야외에서 활동적인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연인이 치마를 입고 구두를 신고나왔을 때 겪게 되는 위기


우리는 연애를 하면서 당신의 연인에게 “괜찮아. 우리 가기로 했던 곳 가자.”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 정말 ‘그 곳’을 가게 되면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이미 여러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하지만 그 터득한 경험의 빈도에 비해 실질적으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희박하다.


이 글을 쓰기에 앞서, 만약 당신의 연인이 항상 양질의 데이트코스를 정해주거나,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곳을 정해준다면 당신은 그 연인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해야한다. 어느 누구에게나 무언가를 검색하는 것은 귀찮고 성가신 일이기에.


항상 당신의 연인이 뭘 하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완벽하게 예상하고 데이트 코스를 짤 수는 없다. 당신의 연인과 따스한 봄날 공원나들이 계획을 잡았다면,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뛰어다닐 계획을 잡았다면 그 계획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그 날 여자 친구의 의상과 신발이다. 그날 당신 연인의 신발과 의상은 데이트 전체를 망쳐버릴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 된다. 하지만 항상 예뻐 보이고 싶은 여자의 욕망은 당신을 예상치 못한 위기로 몰아넣는다.


당신의 사랑스러운 연인이 당신에게로 걸어온다. 당신의 연인이 당신에게 가까워질수록 당신의 불안함도 함께 커진다. 아찔하다. 그녀가 치마에 구두를 신고 있다. “난 분명히 밖에서 걷자고 말했는데. 난 분명히 오늘 놀이공원 가자고 말했는데.” 물론 치마를 입은 구두를 신은 내 여자의 모습은 정말 예쁘고 아름답다. 일단 당신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 혹은 자기만족을 위해 극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나온 당신의 여자를 마음껏 안아주자.


하지만 예쁜 건 예쁜 거고, “이 순간부터 남자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한다.”


남녀의 성격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는 매우 다양한데 흔한 경우가 여행을 계획할 때 이다. 개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여행을 계획할 때 구체적인 이동경로와 예상경비를 정해둔다. 정해진 계획과 예산에 의해 움직이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변동사항을 크게 만들지 않는다. 여자에게 계획된 목적지를 바꾸는 것은 매우 큰 결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남자는 조금 다르다. 큰 틀에서만 동선을 계획해두고 그날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행선지를 정한다. 예산을 마음속으로 정해놓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남자에게 계획된 목적지를 바꾸는 것은 종잇장을 뒤집는 것만큼 쉽다.


자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당신 여차친구의 치마와 구두를 확인했다면 당신은 데이트코스를 바꿔야한다. 당신이 차가 있다고 해도 공원산책과 놀이공원은 당신의 여자친구가 구두를 신고는 절대 웃으며 버틸 수 없는 코스이다.


여자친구가 오늘의 데이트코스를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마를 입고 구두를 신고 나왔다는 것은 본인의 ‘예쁨’을 위해 ‘편함’을 과감하게 포기한 것이다. 그 말은 오늘 당장 공원을 산책하고 놀이공원에서 뛰어 놀고 싶은 마음보다 당신에게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단 소리이다.


이런 경우 남자와 여자의 특징이 잠시 바뀐다. 평소 계획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가 데이트코스를 정해놓았다는 것은 나름대로 큰 노력을 한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정해놓은 데이트코스대로 오늘의 데이트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을 억누르고 다른 행선지를 망설임 없이 제안해야한다. 물론 눈앞에 있는 내 여자가 ‘예쁘다는 말’과 함께.


“자기야, 오늘 정말 예쁘다. 우리 (놀이)공원은 다음에 가고 영화 보러 갈까? 구두신어서 오래 걸으면 발 많이 아플 것 같은데.”


평소 계획을 바꾸기 싫어하는 대부분의 여자는 처음에 이렇게 대답할 확률이 크다.


“아니야 괜찮아~ 발 조금 아프면 어때. 우리 가기로 했던 곳 가자.”


여기서 여자의 이 말을 믿고 정말 계획대로 하게 되면 잊을 수 없는 참사를 맞게 될 것이다. 한 번 더 설득하자.


“자기야 우리 (놀이)공원은 다음 주에 가자. 난 자기 불편한 거 싫어. 우리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많은데~ 알겠지?”


이 말을 들은 당신의 여자는 생각보다 쉽게 당신의 제안을 받아드리고 다른 행선지로 따라갈 것이다. 본인의 발이 이미 아파오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말을 명심하자.


“예쁘게 꾸미고 나온 당신의 여자를 힘들게 하지 말라. 다시는 예쁜 힐을 신은 당신의 여자를 못 보게 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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