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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연애 Mar 18. 2019

28. “떨리는 첫 만남 그날, 수능 출제위원이 되라”

모두에게 _ 초라한 당신을 구제하자22

 남녀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 혹은 불타오르는 연애초기 남녀가 겪게 되는 하나의 사건이 바로 ‘콩깍지’가 씌워지는 것이다. 흔히 남의 눈에는 그저 그런 사람이 내 눈에는 예뻐 보이고 잘생겨 보이는 것은 사랑이 가져다주는 일종의 ‘묘약’이다.


 하지만 이런 남녀가 상대방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순간이 있다. 바로 떨리는 ‘첫’ 만남의 그날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랑에 빠질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남녀가 서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고작 1시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1시간 안에 상대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을 모두 끝내야 이 사람을 진지하게 만나볼지 아니면 그저 그렇게 스치는 사람이 될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필자는 평소 여성의 흡연여부가 연애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고, 지금도 그 기준에는 변함이 없다. 심지어 필자가 정말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는데 그 여성이 흡연을 한다면 당당히 금연을 주장할 권리를 갖기 위해 필자도 10년 가까이 금연 중이다.


 오래전 필자와 연애를 했던 여성과 처음 만나는 날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꼈던 둘은 우연히 술을 한잔 하게 됐다. 둘 다 얼큰히 취했을 때쯤 그 여성이 가방에서 담배 한 값을 꺼내들었다. 둘 다 살짝 술기운이 올라있었지만 필자는 적어도 담배를 피우겠다는 그녀의 말을 충분히 거절할 수 있을 만큼은 멀쩡했다. 하지만 그 순간 거절하지 못했다.


 그 후로 그녀와 만난 자그마치 2년 동안 그녀의 흡연은 계속되었고, 필자는 2년 내내 금연을 설득했으나 결국 이별하게 되었다. 정말 딱 ‘담배’ 하나 때문에.


 물론 필자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합리성을 뛰어넘는 첫 만남의 강한 끌림이 당신에게 ‘콩깍지’라는 선물을 안겨준다면 맘 편히 그 끌림을 받아들이는 것도 당신의 연애와 정신건강에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필자처럼 만나는 매순간 이별을 고민해야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


 이 말을 명심하자.


 이미 엄청난 두께의 콩깍지가 씌워져 있어, 당신이 보면 볼수록 더 예쁘고 잘생겨 보인다는 당신의 사랑스러운 연인이 하는 말.


 “내가 당신이 가장 못생겨 보였던 순간은 당신을 처음 봤던 바로 그 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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