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高槪)

ϕ 비상하는 재주

by 김은채

공원에 도착한 이들의 눈길은 곧바로 장미를 향한다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팔을 뻗어 화려한 목숨을 손쉽게 앗아가곤 하지.


선, 그들을 원망하진 말게. 아름다움은 언제나 경탄과 시기를 동반하는 법일세.




치기 어린 성정 탓일까. 나는 달리 바람결을 따라 휘어진 나무가 좋았어. 그는 색감부터 모양새까지 어느 하나 튀는 것 없이 무던하였네.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는 점에서는 여느 바위와도 비할 데가 없었지.







일생 동안 쉬지 않고 하늘을 향한 상승가도를 달리면서도 뿌리 깊이 땅을 머금었네. 지상의 모두에게 숨과 그늘과 단단함을 내어 주면서도 내색 한번 않더군.


나무는 가장 낮은 곳에서 움트고는 모두가 자신을 우러러 보게끔 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