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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브랜딩 May 19. 2024

태어나서 받은 최고의 선물

10년 전 오늘

임신중이었을때 아기를 낳기 전, 꼭 설렁탕을 먹고 가야 한다고 들었다. 그래야 힘이나서 아기를 잘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잘 귀담아 듣고, 출산예정일이 가까워졌을때, 지금은 없어진 논현쪽 24시간 설렁탕집을 알아뒀었다.


어느 날 새벽, 배가 아팠던 날 와우..이게 그건가 싶었고 차타고 산부인과 가면서 설렁탕집을 꼭 가야한다고 했었다.


나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고, 아기가 힘내서 잘 나오기를 바랬다. 의사 선생님은 "자궁이 4cm나 열렸는데 안아팠어요? 이정도면 엄청난건데?" 하셨다.


자궁이 열린다_는 의미는 내겐, 보석같은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니 생존본능을 극도로 끌어올려 매순간 초집중해야한다_와 릴렉스한 마음을 유지해 아이를 순산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것_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었다.


다음 스텝따윈 없었다. 그냥 주어진 매순간 1분 1초에 살면서 그보다 더 몰입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남편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고 있었고, 친정엄마는 나보다 더 호들갑 안절부절하셨다. 나는 엄마에게 밖에 나가달라고 했다.


멜론으로 음악을 듣고, 상상을 했다. 가진통과 진진통, 무통주사 등 다 경험못한 출산용어들을 상상해보며 아이가 어떤 얼굴일까, 초음파 사진이 아닌 실물은 어떤 아기일까 궁금해했다.


아이가 위쪽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하루를 대기했다가 출산준비를 하게 되었고, 제법 참을만했던 가진통을 지나 와, 불타는 볼링공이 나오는 것 같다 싶은 진진통의 시간을 거쳐 아기를 만났다.


아기를 낳고 난 직후,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고생하셨습니다. 고통에 많이 무감각한 타입인거 아세요?"


그 얘길 들었을 때, 생존본능을 극도로 올리긴 했구나 싶었다. 극도의 생존위협같은 상황을 느끼면, 모든 신경을 다 차단시키고 오직 단 하나 해결해야하는 하나에만 초몰입하곤 했었다.


섬세하고 예민한 부분이 있는 내가 모든 것들 다 느껴버리면, 아마 내 감각이나 신경은 모든 것들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환경이 주어지면 항상 그 모드를 유지했다.


아기를 만났다. 남편을 닮은 외꺼풀과 눈썹, 나를 닮은 코와 입의 아기였다. 와.. 경이롭다. 이 조그마한 생명체 안에 인간의 모든 것들이 들어있고, 내 몸 안에서 또 다른 생명이 자라다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그 날, 나는 진짜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 아기는 10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10번째는 조금 남달랐다.


아이가 그만큼 자란 10년의 한 시기이면서, 내가 엄마로서 산 10년의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엄마가 된지 10년이나 되었다니, 내가 아기를 낳은지 10년이나 되었다니, 내가 눈물콧물 쏙 빼며 왕초보 엄마로 우당탕탕 서툴고 미숙했던 10년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명화들이었다.


#생일축하해또또

#하나님이1등인삶을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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