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소통의 핵심)
가족여행 갔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 비행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막판에 엄청 우는 아이가 나왔다.
한 2-3살 남짓쯤 되는 아이였는데, 내리 30분을 목이 터져라 울어댔다. 뭔가 귀가 아프거나 먹먹한 느낌의 고통스러운 울음은 아니었고, 뭔가 불편한 느낌이긴 했었다.
바로 우리 옆 라인이었기 때문에, 부모님을 봤다. 뒷자리엔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어른들이 계셨고, 엄마 아빠 모두 조용하고 점쟎은(그리고 조금 재미는 없을듯한..) 분위기였다.
아기가 목터져라 우는데 엉덩이 토닥과 제자리에서 동동하며, 아이의 상태보다 주변 사람들을 더 의식하고 신경쓰는 듯했다.
스튜어디스 언니들도 오고, 아기에게 물과 쭉쭉이도 물려봤지만 이미 성질이 날대로 난 아이에게 다들 상황적으로 끌려만가고 있었다.
나서고 싶은 마음이 5분차부터 올라왔다. 이제 어떻게 좀 하겠지..하며 버틴 시간이 30분. 저러다 아이의 목이 나갈것 같았다. 아이를 스캔하며 체크해봤다.
-말을 약간 이해할 수 있는 2-3세 유아
-미디어를 보고 자랐겠지
-어린이집도 다니고 있을 것이다.
->그런 류의 언어에 반응 할 것이다.
-낯선 사람이, 익숙한 언어적 표현으로 다가오며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집중시키면
-우는것에만 집중하던 감각이
-다른 쪽으로 몰릴 것 같았다.
마침, 나에게는 조카에게 받은 스티커 몇개가 있었고, 리조트에서 기념으로 가지라고 준 펭귄 카드가 있었다.
"쨔쟌! 뾰로롱이에요!" 하면서 벌떡 일어났다. 아이가 쳐다본다. 웃으면서 다가가 검지 손가락 끝에 소라게 스티커를 하나 붙여줬다. 아이 눈이 반짝인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펭귄카드에 붙여둔 조카의 스티커 몇개를 같이 보여주며 아주 소중한 선물을 주는 듯하게x진지하게 "이거..선물이야"하고 쥐어줬다. 정말 1분도 안되서 조용해졌다. 아이는 스티커를 보며 만지작 거린다.
때를 놓치지 않고, 센스있게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자체 캐릭터 스티커를 두개 가져왔고, 조용한 엄마와 아빠의 열심 피드백으로 아이와 스티커 놀이를 함께 하며 소란은 끝을 내렸다.
*결론
울음 속 아이는 통제가 아니라 ‘전환’을 필요로 한다. 작은 자극과 따뜻한 관계적 개입이 아이의 감정을 가장 빨리 회복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