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책③ 황정은 <일기>
6월 7일.
한밤에 책이 쓰러지는 소리에 잠에서 깨곤 한다.
책들은 왜 그런 소리를 내며 넘어질까. 딱, 하고 쪼개지는 소리를 듣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귀를 기울이다가 가보면 북엔드로 눌러두지 않은 책이 넘어져 있다. 그러면 나는 흡족해 책을 도로 세워두고 자러 간다. 방금 넘어진 책 속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졌다고 상상하면서.
- 황정은 <일기> 중에서
세월호가 맹골수도에 가라앉은 뒤로 봄이 되면 진도를 향해 내려가는 길에 만개하는 벚꽃을 "쥐어 뜯어버리고 싶었다"던 유가족의 말을 생각했다.
- 황정은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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