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은 사랑이란 말보다 더 사랑다워서

태생 INFP의 혼자 사는 이야기_2

by 김프피

사랑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도처에 널린 사랑 중 나의 몫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명절을 맞아 먼 곳의 친할머니댁에 간 조카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꼬질한 길고양이들의 노란 눈이 조카의 휴대폰 렌즈를 통해 나와 마주친다. 말없이 사진만 보내고 마는 녀석을 알고 있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조카아이는 그런 나를 안다. 그리고 아이에게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알고 있다. 사랑은 알고 있음에서 비롯되는구나.


이 나이를 먹은 나는 업어 키운 아이에게서 다정함을 배운다.


사랑은 우선 다정한 것. 어디에서든 무엇을 하든 순식간에 다정해져 버릴 수 있는 것. 약한 구석을 드러내는 데에 서슴없어지느라 알레르기쯤은 얼버무릴 수 있는 것. 어쩌면 알레르기, 그것이 사랑.


나는 나비. 너의 게으른 사랑을 빨아먹고 날개가 풀려 박제되어도, 모든 계절을 누릴 수 있으니 복에 겹고 마는 미련한 성충.


이런 것을 지어놓으면 무얼 하나. 산맥 넘어 먼 동네에서 온 사진 몇 장에, 연필 자국이라도 남을까 북북 찢어버리고 싶어질 것을. 뭐 하러 혀를 굴려 사랑, 사랑, 사랑 꿍얼거리며 고민하였나, 이 미련한 성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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