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그림자와 실체

by 현루


그림자와 실체



​그림자는
빛이 드리워지는 곳마다
언제나 실체를 따라다닙니다.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에도
가장 깊고 어두운
자신의 면을 숨기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누군가를 온전히 안다는 것은
그의 밝은 모습뿐만 아니라,
빛에 가려진
가장 길고 아픈 그림자까지도
함께 응시하는 일입니다.


​어둠 속에서
모든 형체가 사라질 때,
비로소 그림자도
자신의 자리를 잃고
어둠 속으로 녹아듭니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실체와 그림자가
하나였음을,
결핍 없는 존재는
세상에 없었음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