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채지 못하면 단숨에 지나가 버리는 가을이 내 눈앞에 있다.
살며시 가을을 더듬어 보았다.
부끄럽게 하나둘 변하는 나뭇잎도,
늙어가고 있는 밤송이 가시도,
그리고 그 안에 꽉찬 알밤들도
사람들이 입는 옷은 낭만적으로 바뀌고
바람은 그 어느때보다 상쾌하고 햇빛은 그 어느때보다 따뜻했다.
모두의 가을은 다를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차가운 겨울의 전야제
누군가에게는 꽁꽁 묶어놓았던 추억의 보자기를 펴보는 계절
혼자만 기억하는 추억이라고 해도..
그 가을에 나는 여전히 치열하게 살아 가고 있다.
백신휴가를 맞이하여 고열과 치열하게 싸우고
거의 십년이상 자지못했던 잠을 몰아자듯 약을 먹고 16시간이나 잠을 자버리고
가을을 만났다
창문으로 보이는 산에는
여름의 짙은 초록은 사라지고 따뜻한 산이 보이기 시작했고
살짝 열어놓은 창문에서는 상쾌하리만큼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정신을 깨워줬다.
뜨거운 커피와 잘 어울리는 이 계절에
나는 다정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유독 안부를 잘 물어봐주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백신 접종 이전부터 괜찮을거야 라고 이른위로를 던지는 사람들
접종당일,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몸상태가 어떤지 물어봐주는 사람들.
그런 다정함이 참 고맙게 느껴지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