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긴 공책일기 #6
오늘도 힘겨운 하루였다. 옷을 벗고 샤워기 앞에 섰다. 찬 바람이 스쳤다. 따뜻함에 노곤해질걸 기대하며 물을 틀었다.
- 앗뜨 - 깡 우당탕
물은 너무 뜨거웠고 깜짝 놀라 샤워기를 놓쳤다. 바닥에 떨어진 샤워기는 댕강 부러졌다. 황급히 물을 껐지만 호스는 울컥울컥 물을 토해냈다.
울컥울컥. 그 때가 생각났다.
⠀⠀⠀⠀⠀⠀⠀⠀⠀⠀⠀⠀⠀⠀⠀⠀⠀
미안- 놓을 수 밖에 없었어.
나에겐 너무도 뜨거웠거든.
다음 사람에겐 잘해줘.
그럼 안녕.
너의 마지막 인사였다.
울컥울컥. 너무 뜨거워서 울컥울컥. 샤워기를 놓치고 울컥울컥. 마지막 인사를 들으며 울컥울컥. 울컥울컥.
Instagram_@empty_diary
그림_@chany.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