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6 스물여덟 번째 글쓰기
내가 가장 처음 접한 악기가 어떤 건지 생각해 본다, 어릴 때 실로폰을 뚱땅 거리던 기억은 나는데, 뭘 치고 있었는지, 어떤 소리가 나고 있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소리가 청아하고 이뻤던 기억이 난다. 노란 케이스에 색색의 건반을 가진 아이였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
그다음 악기는 멜로디언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숙제로 뭔가를 내주면 음악시간에 야금야금 연습을 하던 기억이 나는데, 침이 자꾸 묻어서 청소하는 게 힘들던 기억이 난다ㅎㅎ
그러다 어느 날 집에 피아노가 생겼는데, 엄마 말로는 내가 식탁에 끼워둔 건반 모양을 자꾸 뚱땅 거리는 게 안타까워서..라고는 하셨는데,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집에서 종이로 연습하는 걸 보고, 크게 선물을 해주셨던 것 같다
그 이후로 5년 정도 피아노를 쳤었는데, 중간중간 작은 공연을 하던 기억도 나고, 학교 음악 시간 발표 때도 잘 써먹던 기억이 난다. 소나티네, 소나타 들은 그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이 있어 즐겨 쳤던 것 같고, 브루크뮐러는 그 서정성이, 바흐인벤션은 룰에 맞춰 탁탁 치는 재미에 신나게 치던 기억이 난다.
바이엘, 체르니를 넘어 모차르트까지는 재미있게 쳤는데, 베토벤에 넘어갈 즈음부터 좀 버거웠던 것 같다. 그 당시 감성으로 그 곡을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너무 어려워서 한 줄을 제대로 치기 위해 몇 주의 연습이 필요할 때도 있었다.
어느 순간 꾸준히 하던 연습도 피하게 되고, 연습도 힘겨워하기를 몇 달째, 엄마가 피아노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고민하다가 그만뒀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 왜 엄마가 그만두게 했을까만 생각했는데, 그 당시 치던 곡들을 다시 보니, 너무 어렵기도 했고, 나의 흥미도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 플루트, 기타, 바이올린을 거쳐 최근의 드럼까지 꽤 많은 악기들을 거쳐왔는데, 연주자 급은 아니더라도 배웠던 곡들을 한 번씩 쳐보고 들을 때면, 그 음의 선율에 내가 같이 들어가 있는 흘러가는 기분에 즐거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드럼도 난이도가 올라가며 하기 싫어요 병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좀 즐겁게 칠 수 있을 것 같다.